▲금성사의 더블 카세트 리시버
이장연
그때 이것저것 불필요한 물건들이 나와 버리게 되었는데, 그간 고장이 나 사용치 않던 오래된 전축도 어머니는 과감히 버리라 하셨습니다. 이 전축은 원래 카세트와 라디오, 레코드 축음기, 스피커 2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AM-FM 라디오 안테나는 어딘가 사라졌고 축음기는 한 번도 사용치 않았는데 사라졌고 스피커는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내버리기 아쉬워 우선 계단에 내려놓고 전축의 뒷면을 살펴보니, 제품명은 'GSC-2200 더블 카세트 리시버'라고 되어 있고, 제조사는 '금성사' 제조년은 흐릿하지만 '1985년'이었습니다. 오른쪽 카세트는 어린 조카가 호기심에 뜯어내서 보기가 흉했지만, 무려 25년이나 된 듬직한 전축은 희귀 골동품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한 쪽 카세트와 라디오도 안테나만 연결하면 쓸만 했지만, 동생과 서로 마이크를 잡으려고 티격태격하고, 가수 주현미의 '짝사랑'을 부르던 추억과 이별해야 했습니다. 그때는 쑥스럽지만 가족들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