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고속도로 하도급 내역서 첫 공개

하도급액 57%... 통행료 인하 힘 받을 듯

등록 2010.03.29 20:02수정 2010.03.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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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등에 의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민자 사업자의 폭리를 밝힐 수 있는 하도급 내역서가 공개되었다. 공공사업이 아닌 민자 사업에 관한 하도급 내역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4용지 1600여장 분량인 하도급 내역서는 한 시민이 4년여에 걸쳐 국토해양부를 상대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공사 하도급 내역서를 공개 하라는 정보공개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음으로서 가능했다. 국토부는 11월 26일 대법원 판결이후 3개월여 만인 지난 16일 하도급 내역서를 공개함으로서 구체적인 폭리 구조를 밝힐 수 있게 된 것.

 

서울-춘천 고속도로 원/하도급 평균 57%

 

16일 공개된 국토부의 하도급 내역서 자료에 따르면 서울-춘천 고속도로 전체 8공구의 총 사업비 1조 1407억 원 가운데 하도급 금액은 6556억 원으로 평균 57% 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춘천고속도로(주)의 이익액은 최소 4831억여 원에 달했다.

 

민자 사업자인 서울춘천고속도로(주)는 당초 전문 건설업체에 지급하는 하도급비로 1조 1407억 원을 지급한다고 정부와 협약을 맺은바 있으나 이번에 공개된 하도급내역서 자료에 따르면 6556억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하도급 금액에서만 최소 4831억 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진 것.

 

서울~춘천고속도로(주)에는 현대산업개발로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초에는 29%의 대주주였다가 현재는 25%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공사는 현대산업개발등이 도급을 맡아 이번에 공개된 하도급업체 60여개 사에 하도급을 준 것으로 밝히고 있다.

 

문제는 총사업비 1조 8000억 원에서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경상이익은 총 사업비 대비 약 6%인 1천억 원에 불과 하다는점.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하도급 금액에서만 최소 4831억 원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나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동 사업에서의 이 같은 폭리구조가 밝혀짐으로써 당장에는 고속도로 통행료 요금과 관련해 그동안 통행요금 인하를 주장해온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줄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서울-춘천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총사업비에 대비해서 요금액이 결정된바 있으나, 총사업비에서 공사비가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통행료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그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그동안 민간제안사업은 사업자가 사업을 정부에 제안하고 정부는 이를 검토한 후 사업을 승인해 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에서 정부는 민간사업자가 부풀려 제시한 도로 건설 후 통행량과 공사비를 정확한 검증 없이 인정함으로써 공사비에서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고 있음은 물론 '최소운영수입 보장'으로 인해 막대한 국민세금을 물어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었다.

 

실제 <한겨레>가 지난해 국토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와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민자 사업자들에게 '최소운영수입 보장금'으로 1조 5896억 원을 지급했었다.

 

최초의 민자 사업 정보공개 이끈 함형욱씨

 

함형욱씨는 국토해양부장관 등을 상대로 지난 2007년 "고속도로 공사시 예측 통행량을 두 배 이상 부풀리고 공사비의 40% 이상 폭리를 취한 의혹이 있다며"며 서울~춘천 민자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정보공개를 청구한바 있다. 함씨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1심 법원은 해당 자료가 없다는 국토해양부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각하'처분한 바 있다.

 

1심에서 패소한 후 함씨는 1심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이인복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9일 "하도급 내역서를 공개해도 정당한 이익이 침해된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며 함씨의 손을 들어줬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26일 상고를 기각하면서 항소심을 확정한바 있다.

 

한편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서울시 강동구 하일동과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을 잇는 총 연장 62.1 Km, 서울-화도 구간은 6차로, 화도-춘천 구간은 4차로로 4년여에 걸쳐 건설되었으며, 2009년 물가기준 총 2조2725억 원이 투입된 민자 사업이다. 이 가운데 정부예산 5200억 원이 건설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3.29 20:02ⓒ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현대산업개발 #민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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