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이 돌아가셨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문상 온 사람들은 말했다.
서광호
맑고향기롭게 전 사무국장이었던 이유호 씨는 "위독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며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맑고향기롭게 봉사회원인 박재홍 씨는 "입적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그저 멍했지만, 라디오에서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음악을 듣고서는 이내 눈물이 핑 돌았다"면서 비통해 했다. 이어 박 씨는"스님은 정신적인 지주였으며, 존재만으로도 든든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숙였다.
저녁에 찾아온 전영권 씨는 "2005년 맑고향기롭게가 노숙자 무료급식을 할 때, 함깨 참여해 표창을 받았다"면서 표창 내용을 복사한 A4종이를 펴보였다. 전 씨는 맑고향기롭게와 함께한 봉사를 통해 법정 스님을 추억했다.
분향소를 찾은 한 30대 부부는 영정 앞에서 옹알이 하는 아이에게 절을 시키며 법정 스님을 추모했다. 해가 져 찾아온 여대생 두 명은 분향한 뒤 법정 스님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놨다. "가슴 깊이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며 "이제 스님의 글을 더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고 슬픔을 숨기지 않았다.
몇몇 문상객은 차담실 책장에 꽂혀있던 법정 스님의 책을 꺼내들고 책장을 넘기며 감상에 젖었다. 글로 법정 스님을 접했던 대부분의 문상객들은 "글을 너무 좋아해 책이 나올 때마다 사봤다"며 스님을 그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