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일 천안함 함장(중령)은 18일 오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최고 현장 책임자로서 사죄했다(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휴대전화 4987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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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치는 함장과 쫓아가는 실종자 가족 최원일 천안함 함장(중령)은 27일 오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최고 현장 책임자로서 사죄했다. ⓒ 박상규
"가족 같은 장병을 두고 혼자 두고 나와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혼자 살아 나와서 죄송합니다."
최원일 천안함 함장(중령)은 27일 오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최고 현장 책임자로서 사죄했다.
최 중령은 "26일 밤 21시 25분 경 '꽝' 하는 소리가 났고 그와 동시에 배가 90도 기울어졌다"며 "폭발음과 함께 모든 통신이 중단되고, 전기가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최 중령은 "나도 함장실에서 약 5분 동안 갇혀 있었고, 일부 장교들이 망치로 문을 부숴 나올 수 있었다"며 "밖에 나와 보니 배는 이미 반토막이 나 뒤쪽 부분은 1초 만에 가라 앉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게 1초 만에 배가 가라 앉을 수가 있느냐"고 따지자 최 중령은 "1초만에 가라 앉았다기 보다는 그만큼 순식간에 배 뒤쪽이 사라졌다는 뜻이다"고 해명했다.
최 중령은 "끝까지 부대원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함대에 상황을 보고 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등 생존자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장교들만 살아남은 건, 장교들 방과 함장실은 배 앞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최 중령은 천안함의 침몰 원인에 대해 "내부 폭발인지, 외부의 충격인지 배를 인양하고 진상조사를 해봐야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시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고, 기름 냄새는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배가 21년이나 됐는데, 오랫동안 운항하기에 안전했느냐"며 "병사들이 휴가 나올 때면 배가 너무 오래돼 항상 수리를 해야 할 만큼 위험하다고 했다"고 최 중령에게 따졌다. 이에 최 중령은 "천안함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일부 가족들은 "제발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달라", "실종자가 살아 있다고 말해 달라"며 오열했다. 이후 실종자 가족들은 더 여러 가지를 묻고자 했지만, 최 중령은 "추후에 다시 설명하겠다"며 급히 현장을 떠났다.
흥분한 일부 가족들은 밖으로 뛰쳐나가 최 중령의 차를 막고 차 유리를 부수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중령을 실은 차는 급히 현장을 떴다.
현재 해군 제2함대 사령부 예비군 교육장에 마련된 실종자 대기소에는 오열과 한숨소리만 가득하다.
[11신 : 27일 오후 5시] 침몰 초계함 생존자들 "갇힌 함장도 간신히 구출"'취재통제' 군 당국, 실종자 가족 항의에 '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