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1-백만장자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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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내가 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어. 백만장자인지 아티스트인지.
여:그냥 타협해버리면 안 돼? 백만장자 아티스트가 된다든가…
모든 사람은 아티스트다 아티스트가 흔해진 세상이다. 전통적인 예술 장르에 종사하는 이들 말고도 아티스트라 불러야 좋을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 블로거,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플로리스트, 바리스타, 소믈리에, 셰프, 파티셰… 심지어 연애의 고수들도 '픽업 아티스트(pickup artist)'라는 멋들어진 이름으로 불린다. 바야흐로 아티스트의 시대인 것이다.
이 책은 "모든 사람은 아티스트다"라는 명제를 바탕에 깔고 삶과 조직, 창의성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촌철살인의 텍스트와 카툰에 담아 40개의 소주제로 풀어놓고 있다.
조직 내의 권력관계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견제하려는 주변 사람들을 무시하고 용기 있게 밀고나가라는 조언, 기업에서 다른 사람의 창의성으로 잔치를 벌이며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 환장하는 인간 기생충들이 창궐하는 이유,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하는 것의 위험, 본인이 사랑하는 것은 절대 팔지 말라는 권고 등 상식을 뒤집는 참신한 생각들을 독특한 스타일로 제시하고 있다.
읽는 이가 어떤 사회적 위치에 있건(조직원이든 프리랜서든) 각자의 입장에서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을 비즈니스와 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가볍게 집어들고 즐겁게 읽는 동안 육중한 무언가가 뒤통수와 가슴을 쿵쿵 두들기는 신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 책의 힘이다.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은 친구나 동료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책 속의 구절들을 인용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이건 아마도 저자 본인의 생생한 체험에서 길어 올린 절실한 깨달음들을 '가슴으로 써내려간' 정직함 덕분인 듯하다.
카툰으로 들여다보는 인간 존재의 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