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GM대우 브랜드를 '시보레'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 후, GM대우에서 생산한 차량에 시보레 엠블럼을 부착한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한만송
이런 전략 발표에 대해 'GM대우를 GM의 생산하청기지화 하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고 있다. GM이 한국 시장까지 장악해 향후 GM대우의 한국 채권단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GM은 '대우차'를 고작 4억 달러에 매입했다. 자산 매입 대금 12억 달러는 2011년부터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또한 GM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한국 채권단으로부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9435억 원을 지원받았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산업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1조3762억 원도 지원받았다. 채권단으로부터 인출한 신용한도(Credit Line)도 2011년 10월부터 4년 동안 분할 상환해야한다.
현재 GM대우를 대표하는 마티즈 토스카 라세티 젠트라 윈스톰 다마스 라보 등은 대우차 시절부터 개발된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차량들이다. 적은 돈을 투입해 국내의 고급 기술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 등을 통해 GM은 GM대우에서 톡톡히 이익을 봤다. 글로벌 경영체제로 움직이는 GM에 GM대우는 여전히 '효자'다.
하지만 전 세계 공장의 구조조정과 대륙별 현재 생산능력을 갖추기 시작한 GM 입장에서 향후 2~3년 안에 GM대우 공장의 슬림화는 필수불가결해 보인다. 말 그대로 GM대우는 단순한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 더욱이 GM대우는 그동안 생산해온 차량에 대한 라이선스(특허실시권)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GM이 GM대우 브랜드를 '시보레'로 교체하고, 한국 시장 판매를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제기됐던 '먹튀(먹고 튀어)' 논란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채권단이 GM대우를 인수해도 2002년의 경우처럼 단시일 안에 회생시키기는 불가능해진다.
자동차산업이 가지고 있는 파급력을 감안한다면, 그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특히 인천 경제의 25%정도를 GM대우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GM대우의 브랜드 교체와 대우차판매와의 결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는 지적이 인천지역 정·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우'를 버리고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GM대우의 역할을 축소하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GM대우가) R&D(연구개발) 기지로 기술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GM의 세계적 생산 공장과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며, "부평공장이 생산 공장으로 전락한다면 한국자동차산업의 침체와 함께 인천경제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시보레 교체 = 내수시장 진작', 객관성 미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