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에게(A Baudelaire 2)' 종이에 에칭, 잉크, 수채, 구아슈, 연필. 왼쪽 152×101cm 오른쪽 150×100cm 2009. LB 작가사인이 보인다
김형순
부르주아는 위 작품을 보들레르에게 바쳤다. 보들레르는 서구의 모더니즘을 연 상징파시인으로, 독일의 철학자 칸트처럼 미(美)를 선과 진을 떠난 독립적인 것으로 봤다. 다시 말해 진정한 아름다움은 진실과 도덕의 테두리를 떠나 그 자체의 자율성에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그런데 부르주아는 왜 보들레르에게 이 꽃을 헌정했을까? 과거 남성은 선이고 여성은 악인 시절이 있었지만 보들레르가 선의 미가 아니라 악의 미를 복원했기 때문인가. 이 꽃은 보들레르를 상징하는 '악의 꽃'으로 오랜 세월 악몽처럼 따라다니던 고뇌와 상처를 이겨내고 다시 피어나는 꽃을 상징하리라.
엄마의 바늘로 상처를 꿰매고 치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