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쉬는시간에 부족한 쪽잠을 자고있는 청소년들매일 잠과의 전쟁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고등학생들.
바이러스 자료사진
2년간 뼈저리게 경험했는데, 고3이라고 뭐 바뀐 게 있나? 반면 그저 누구나 겪는 고3생활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있는 고3들도 있었다. 대전에 사는 '서여진 양'은 "뭐 저는 별거 없는데"라며 고3이 되기 전 주위에서 우려를 너무 많이 해줘서 그런지 진짜 고3이 되고나서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거나 못 결딜 만하진 않다고 말했다. 물론 여진 양도 '빡센'건 마찬가지였다. 일주일 내내 학교에서 자습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 사는 '김지연 양'은 자신의 고3생활이 '밑밑하다'란 말에 동의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겼냐'는 질문에 "뭐 아는 애들이랑 지내고 있죠"라고 한 지연 양은 그냥 다른 고3들이 다 그러는 것처럼 자신도 마찬가지라며 고3생활을 그럭저럭 보내고 있다고 했다.
대화가 뚝뚝 끊기는 느낌을 받은 기자는 '어디 목표로 두고있는 대학이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지연 양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지연 양은 관련 학과중에 중앙대 신방과가 있지만 너무 높아서 쓰기 힘들다며 현실적인 이유를 말하기도 했다.
기자가 처음 기획을 하고 약속을 잡았을 때 광주에 사는 '배하나 양'은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고3들이 바쁘고 다들 시간이 없겠지". 그 말을 새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모든 고3은 전국을 가리지 않고 무척이나 바쁜 거 같다.
생각해보면 기자 본인도 고3시절 무지 바빴다. 그래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회 책임론'적인 생각을 남들보다 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서 오는 '반항심'이 있었지만, '고3을 기계취급하는 학교와 사회'에 밀려 '대학 진학'을 위해 '억지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나를 순응시킨 적도 많았다.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고3이 뭐길래? 호기심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19살 꽃다운 나이의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부담스럽고 빡센 삶'을 강요하는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부여하는 의미의 '고3'을 모두가 겪어야만 하는 '매커니즘'이 너무 싫지만 그래도 전국에 고3들이여 언제나 힘내고 '파이팅!'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