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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문화재 구경하러 다닌다고, 어떤이는 미쳤다고 한다.
자동차로 한 바퀴 휙- 돌면 될 걸 그런다고.
미쳤거나 어쨌거나 우린 돌았다. 자전거로 돌았다.
그래, 우리 문화재를 찾아서 뭐 할 건데?
뭐, 가끔은 스스로 묻기도 한다. 대관절 문화재 찾아내서 뭐 하게?
어쩌면 그건 핑계일지도 모른다. 문화재 핑계대고 자전거 타러 다니는 그런.
아주 어렸을 때 봤던 풍경이 스치면 나는 미칠 듯이 좋다. 아니, 아주 미친다.
미쳐서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
어떤이는 나보고 '보수적'이란다. 우리 말 사랑한다고 하니 영어가 대세인 시대에 뭐하냐고 한다. 어쩌면 난 시대를 거꾸로 가는 지 모르겠다. 하루가 바쁜 이 '세계화 시대'에 문화재에 미쳤거나, 옛 풍경에 미쳤거나, 뭐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좋은 걸 어쩌란 말인가,좋아서 죽겠는 걸.
나갈 때마다 어딘가 다쳐서 오는 한빛이 안타깝다. 이제 그만 다칠 때도 됐지 싶은데 나가면 기어코 한번은 자빠진다. 아픈데도 또 꾸역꾸역 자전거를 탄다. 내가 우겨서인지, 자기가 좋아서인지 그건 모르겠다.
다칠 때마다 난 미안하다. 내가 밀어서 넘어진 건 아니지만, 엄청 미안하다. 이거 내가 우겨서 한 일이 아닌가.
어느 세월에 자전거로 이걸 돌아보겠나. 그래, 자동차로 며칠만 돌면 될 것을 자전거타다가 또 자빠지면 어쩌나, 끔찍스럽잖아.
그 끔찍스러움마저 우습게 여기고 어릴 적 풍경을 찾아간다. 예스런 풍경 찾아서 마음이 짠할 때 아픈 것, 힘든 것,다 잊는다. 아무려면 그까짓 글 한 줄 써 보자고 그렇게 다니겠나. 가슴에 확 담겨 오는그 풍경이 그 애틋함이 좋아서 그러지.
세월을 못 이겨 자꾸만 사라져 버리는 어릴 적 풍경. 어릴 적 고향 같은 그런 풍경... 난 그런 게 좋다. 눈 감으면 바로 눈앞으로 달려올 듯한 그런 풍경, 추억. 그런 풍경이, 또 그런 추억이 있는 한 찾아 나선다.
눈에서, 가슴에서, 모두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자전거를 타고 나는 문화재가 아니라, 어릴 적 내 기억을 찾아간다. 아이가 되어 그때 그 시간을 달린다. 자전거를 타고 추억을 스쳐 갔다.
그리운 그 모든 것들...
아직...... 멀었다.
아직...
멀었다.......
사랑하는 남편이 쓴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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