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꼬리바위딱새가 고통받고 있어요

조류서식처를 보호하지 못한 죄를 사하며

등록 2010.03.09 13:56수정 2010.03.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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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꼬리바위딱새의 희귀성에 대전이 들썩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부채꼬리바위딱새를 자신의 카메라에 담기 위해 대전을 찾고 있는 것. 서울, 부산 할 것 없이 전국에서 대전을 찾고 있다. 정확한 위치가 공개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의 정성이 참 갸륵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 발견 사실을 인터넷에 처음 공개한 나는 정말 곤혹스럽다. 새들의 가장 큰 적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서식처를 많이 찾아오는 순간 새들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거기에 사람들은 인공적인 먹이와 횟대(새들이 앉을 수 있는 나무)를 설치하면서 부채꼬리바위딱새의 야생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촬영을 하고 있었다. 야생성이 훼손되면 이후에 이동한 서식처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질수 있어 자제해야 하는 수칙이다.

 

더욱이 길 잃은 새인 부채꼬리바위딱새의 경우 현재 서식처에서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번식을 준비하는 시기지만 암컷이 없어 암컷을 찾아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종이다. 수천km를 이동해야 할 부채꼬리바위딱새는 현재 서식처에서 충분한 먹이공급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해야 함에도 사람들의 접근이 많아 편안한 휴식이나 먹이공급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이럴 경우 이동하면서 죽을 확률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채꼬리바위딱새를 찾아 대전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탐조를 위해 온 것이 아닌 촬영을 위해 왔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된다. 실제로 촬영을 위해서는 근접촬영을 하려고 하고 이를 위해 서식처 파괴나 근접촬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새에게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탐조인은 부채꼬리바위딱새 서식처를 찾고 있지 않다. 대부분이 사진동호회에서 서식처를 찾고 있다. 아래는 환경부가 제시한 탐조수칙 중의 일부이다. 2번 이외에는 실제로 촬영현장에서 지켜지는 것은 없어 보였다. 촬영을 중단하라는 것이아니다. 실제 위장 텐트 등을 이용해 자신을 은폐하고 새들이 자신을 볼 수 없게 한 후 수시간을 기다려서 촬영하는 모범적인 촬영을 하시는 분도 많다.

 

부채꼬리바위딱새의 지속적인 서식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노출 시킨 채 촬영한다든지 서식처 인근까지 접근해서 근접촬영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부채꼬리바위딱새를 노출시킨 원죄를 사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수칙을 지켜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① 가급적 먼 거리(30m이상)에서 짧은 시간내에 망원경 등을 이용해 관찰한다.

② 화려한 옷, 눈에 잘 띄는 색깔의 옷, 펄럭이는 옷 등은 입지 않는다.

③ 신체나 망원경 등이 조류에게 노출되거나 큰소리가 나도록 행동하지 않는다.

④ 촬영이나 조사를 위한 은폐물은 둥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한다.

⑤ 조류의 번식 기간중에는 조수보호구, 희귀조류 번식지 등에 출입하지 않는다.

⑥ 서식지 주변환경을 훼손시키지 않는다.

⑦ 조류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 산딸기, 머루, 다래 등의 열매나 씨앗 등을 함부로 채취하지 않는다.

2010.03.09 13:56ⓒ 2010 OhmyNews
#부채꼬리바위딱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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