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6개월 동안 사설 공방을 다니면서 만든 나의 첫 작품. 어떻게 기성 상품과 그 맛이 같을까?
정부흥
나는 금년 말 퇴직을 준비하며 앞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기간은 일단 10년으로 하고 이 기간을 2년, 3년, 5년으로 3단계로 구분했다.
처음 2~3년 동안은 흙집, 경량목구조, 한옥, 중목구조 등 집 짓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교에 등록하고 이론과 기술을 실용단계까지 익힐 것이다. 농사기술을 배워 친환경농사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다. 공방을 만들어 목공예 기술을 더 숙달시키고 필요한 가구는 내 손으로 만들어 사용할 것이다.
자연으로 통하는 혜안을 뜨기 위한 수행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보다 구입하는 책 부수를 늘릴 것이다. 매월 10권 정도 읽으면서 세상에 존재 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지식들과 소통할 것이다.
다음 2~3년 동안은 익힌 이론과 기술을 이용하여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마련하는 기간으로 할애할 것이다. 50~100kw 정도의 소형이 되겠지만 태양광 발전설비와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여 시랑헌 자체 전력을 충당하고 싶다. 그를 위한 시랑헌의 입지 타당성 조사는 이미 추진 중이다. 여유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7~15평 규모의 친환경 집을 손수 지어 귀농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귀농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집을 짓는 기술과 손을 빌려주고 싶다.
나머지 5년은 시랑헌 시험 모델을 가동시키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각종 과일나무들은 열매를 맺을 것이고, 철 따라 야생화와 각종 약초들이 무리 지어 피고 질 것이다. 진도, 레브라도리틀리버, 콜리는 애들과 뒹굴 것이고 아빠들은 공방에서 나와 같이 그들의 침대를 설계하거나 편백 욕조를 만들기 위해 원목을 재단하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선하여 중요한 것은 내가 홀로 서는 것이다. 나는 여유 있는 은퇴자들에게 귀농 동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은퇴 후 기본적인 생활비는 연금으로 충당하고 여유자금으로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 불을 지피고자 하는 사람들을 찾고 모으는 일이다. 딱히 실패라고 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 지핀 불이 타올라 열기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귀농을 서둘 것이고 자족기능은 그 다음이다.
고속도로 건설로 국토는 작아지고, IT산업발달로 온 지구의 정보가 내 손 안에 있다. 지금도 컴퓨터는 매우 다양한 일을 처리한다. 앞으로 10년 정도 후에는 병원에 가는 일은 물론, 업무처리, 필요한 물건 구입, 웬만한 집안 일까지 컴퓨터에게 몇 마디 명령으로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