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진한,안소민,진민정 시민기자, 니꼴, 김영숙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남소연
-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가정을 이루게 될 때 아이가 걸림돌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안했나?"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제는 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된 듯하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의 사랑도 받을 수 있도록 조에가 새로운 가정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만약 새로운 가정을 이룬다면 아이를 또 낳을 생각인가? "올해나 내년까지 좋은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아이를 갖고 싶다. 그런데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2~3년이 지난 후에는 출산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파리의 싱글맘, 그녀가 당당한 이유- 프랑스 사회에 '한부모' '미혼모'에 대한 인식은? 편견은 없나? "오히려 그 반대다. 작년부터 한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한 부분에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함께 도와줘야 한다는 연대의식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물론 나처럼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된 경우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도와주려고 하는 추세다."
- '낙태'에 관해 당사자들은 어떤 분위기인가? "물론 낙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 학생들 즉 아이를 키울 만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는 데다 학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낙태를 한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아이를 낳아 키우려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강하다."
- 집안일은 어떻게 하나. 많이 힘들 텐데..."물론 힘들다. 그러나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조절한 부분이다. 아마 남편이 집안일을 잘 도와주지 않는 한국 워킹맘들과 노동의 강도는 똑같을 수 있겠다.(웃음)"
니꼴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밝고 편안했다. 어줍잖은 걱정과 노파심으로 구겨진 우리쪽의 얼굴이 오히려 더 칙칙할 지경이었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애낳고 키우느라 삶에 찌든 얼굴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 건 순전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프랑스에는 우리 개념의 '미혼모'라는 단어가 없다. 우리가 미혼모라고 표현하면 그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점은 우리가 파리에서 취재를 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엄마나 아빠가 혼자서 아이를 키울 때는 '한부모 가족'(Famille monoparentale) 이라고 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았건, 이혼을 했건 혹은 동거인과 헤어졌건, 엄마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maman solo' 혹은 'mère célibataire'라는 표현들을 쓰는데 번역하자면 '싱글맘'에 가깝다. 미혼모라는 단어에 드리운 그늘, 프랑스 파리의 싱글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인터뷰였음에도 불구하고 취재에 응해준 니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니꼴의 당당함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바로 '한부모'를 편견없이 바라보는 사회의 분위기,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관용정신 아니었을까. 우리가 진정 부러운 것은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