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껌을 얼마나 씹었나?연도별 껌소비량(1976년6월14일 동아일보)
동아일보
"흑흑... 내 껌이 단물이 조금 덜 빠지고 크기도 더 컸는데..."
단맛이 빠진 껌은 신기하게도 다음날 아침 다시 씹으면 단맛이 다시 살아나는 기이한 경험도 맛본다. 실제로 단맛이 살아나는지 느낌이 그랬는지는 관계없다. 단맛이 되살아나는 멋진 기분이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씹었던 껌은 새 껌이 생길 때까지 다시 밤이면 벽에 붙여 놓았다가 이튿날 아침에 살며시 떼어서 씹는 방법으로 며칠을 두고 씹었다. 껌이 없어서 그런 즐거움마저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은 밀을 씹으면서 껌을 씹는 기분을 내기도 했다. 또, 나무 잎사귀를 한참 씹으면 나중에는 제법 질겅질겅 껌을 씹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아~아~아~~"라디오와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껌 광고 CM송은 전국민의 최고 애창곡이었다. 아마도 당시의 가요톱텐 1위곡보다 더 인기가 좋았으리라.
얼마나 껌의 인기가 좋았는지 연도별로 살펴보니 1971년에는 30억개(약9,000톤)를 소비하던 것이 73년에는 약40억(약13,000톤) 그리고 75년에는 50억개(15,000톤)로 늘어난다.
다양하고 예쁜 껌종이는 수집 열풍을 불렀고 여학생들의 책갈피로 단연 인기였다. 또 손재주가 있는 소녀들은 껌 포장지와 은박지를 이용하여 방석도 만들고 컵받침도 만들고 그야말로 껌은 포장지까지 버릴 것이 없었다.
70년대부터는 담배를 흉내 낸 시가껌이 등장하고, 10여페이지 분량의 아주 작은 만화가 들어있는 만화껌과 판박이가 들어있는 판박이 껌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