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는 카페리.
전용호
확실히 예약된 건 여객선 표 하나제주 여행을 준비했다. 배를 타고 제주에 들어갔다 나오는 1박 2일 일정. 지난해 말 15년 만에 개방한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를 올라볼 계획이었다. 물론 전날은 애들이 좋아하는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도 준비했다.
다른 곳은 차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이곳은 일단 무장해제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여행준비에 너무 게을렀나? 확실한 건 제주도 들어가는 여객선 하나 예약되었다는 것. 숙소도 렌터카도 구하지 못했다. 렌터카 예약은 너무 늦게 했는지, 황금연휴(2.28~3.1)에 렌터카가 남은 게 없단다.
차를 가져갈까 고민했지만, 차를 싫어 나르는 운임이 만만치 않다. 왕복 삼십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그럴 바엔 제주 가서 택시 타고 다니지. 숙소는? 정 없으면 찜질방에서 자면 되지. 설마 잘데 없겠어.
3등 객실은 사람들로 북적북적그렇게 떠난 2월 27일 여행 당일 아침.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 걱정이다. 애들과 함께 가는 여행. 요즘 부쩍 투덜거리는 큰애도 걱정이다. 새벽, 부스스한 어둠을 뚫고 고흥 녹동항으로 달려간다. 날씨가 흐리다. 고흥반도를 달릴 때면 산위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여유 있게 도착한 녹동항은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