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선가게에서 말리고 있는 생선. 물메기였다.
추광규
눈에 들어오는 바다 빛깔도 무척이나 탁하다. 6월 장맛비에 격하게 흐르는 탁류만큼이나 색깔이 탁하다. 하지만 누런 황토빛이 아닌 잿빛의 탁한 바닷물이다. 거기에 더해 그 탁한 바닷물 위에는 기름띠까지 엷은 막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 아니 1970년대 초반의 암울했던 회색빛 흑백사진을 보는 듯하다. 2010년 2월 26일 군산 해망동 부둣가의 모습이다.
26년 만에 찾아간 아내의 '제2의 고향', 군산 해망동 아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처음으로 찾아간 군산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낸 곳이니 제2의 고향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1984년 졸업했다고 하니 26년 만에 찾아간 군산이었다.
결혼 후 아내는 바다에 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바다란 탁한 물빛에 역겨운 비릿한 생선냄새만 풍기는 지저분한 곳으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란다. 26일 찾아간 군산 해망동 부둣가는 아내가 간직하고 있는 이 같은 기억 속 저 멀리 있는 추억을 고스란히 재현해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