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를 관통하는 301번 지방도로. 갓길이 없다. 옆으로 개천이 흐른다.
성낙선
과거가 여전히 현실로 남아 있는, 대부도 301번 지방도로잠깐 사이에 참 많은 게 변했는데, 그 와중에도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는 곳이 있다. 자전거를 타는 데 가장 중요한 시설물, '도로'다. 주로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내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도로 주변에 음식점들이 들어서는 속도에 반해, 그 음식점 앞을 지나가는 도로에서 별다른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다소 의아하다. 대부도를 관통하는 지방도로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아무런 변화가 없다.
3년 전 대부도를 지나가던 기억이 아직도 과거가 아닌 현실로 남아 있다. 도로는 좁고 갓길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로 바로 옆으로 개천이 흐른다. 자칫 잘못하면 개천에 빠지는 불상사를 당할 수도 있다. 실제 3년 전 이 길을 가다 뒤에서 바짝 따라오던 승용차의 경적 소리에 놀라 개천에 떨어질 뻔한 적이 있다. 자전거 앞바퀴가 개천으로 떨어지면서 도로 위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크게 다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때 그 사고 현장도 그대로다. 이 길을 가는 내내 식은땀이 흐른다.
주말이라 차량이 많은 편이다. 도로가 좁아 자전거 옆을 스치듯 지나가는 차들이 많다. 자동차가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섬뜩섬뜩하다. 이럴 때일수록 자전거 핸들을 다루는 데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당황해서는 안 된다. 핸들을 똑바로 고정하고, 가급적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이 길에 사람이 같이 걸어가고 있거나, 경운기가 앞서 가고 있을 때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사람과 자전거 등을 한꺼번에 추월하려는 차들이 참을성을 잃고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려오기 때문이다. 그때 반대편 차선에 다른 차가 마주쳐 오기라도 하면, 예측불허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사실 이런 길에서는 혼자서 여행을 하는 게 무리다.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 가면, 떼로 몰려오는 자동차에 위축이 되거나 가까이 다가오는 차에 놀라 도로에서 밀려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제부도를 하루만에 다녀오기 힘들 때는 24시간 운영하는 찜질방에 묵어갈 것을 권한다. 찜질방은 제부도 바닷길에 들어서기 1km 직전, 318번 지방도로 변에 있다. 참고로 제부도 가는 길에는 대부도와 선감도, 불도, 탄도 등의 섬을 지나간다. 간척사업으로 이 모든 섬이 연결되면서 하나의 지역권으로 통합됐다. 이 섬들은 모두 안산시에 속하고, 탄도를 지나면 화성시다. 제부도는 화성시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