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농부소비자와 농부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와야 농부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조태용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천하대를 가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과 교사들의 노력을 그린 드라마다. 아이들은 천하대에 가기 위해 합숙을 하고 교사들이 그들을 교육한다. 누구나 알듯이 천하대는 서울대다. 대한민국 서울대는 들어가기 매우 어려운 곳이다. 서울대는 2009년 2894명을 선발했다.
"서울대 가기보다 유기농 과수농사가 어렵다."대한민국 유기농 과수 농가는 얼마나 될까?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조회해 보니 유기농으로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는 34농가, 배는 48농가이며, 복숭아 12농가, 단감 29농가 정도다. 여기서 사과나 배를 전업으로 하는 농가를 찾아보면 그 수는 50%도 되지 않는다. 결국 국내에 유기농 사과, 배, 단감, 복숭아를 생산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농가는 100여 농가에 불과하다. 밤과 포도 등을 포함하면 그 숫자가 조금 늘기는 하겠지만 그 수는 극히 적은 숫자다.
유기농 과수 농가가 적은 이유는 유기농으로 과수를 생산하는 일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기농 과수 농사는 서울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실재 해보면 알겠지만 십수 년을 농사만 지은 전문 농부도 한두 해 도전으로 성공하기가 어렵고 설사 성공한다고 해도 그 수확량이 형편없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면 일반 농사를 지을 때의 정품 수확량의 10분의 1도 건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수 유기농은 <공부의 신>에 나오는 아이들, 일명 꼴통들이 천하대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무모한 도전에 해당하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특강을 해줄 교사들이 나타나 그들을 지원하고 그들은 열심히 따라 하면 되지만 농사에서는 특강을 해줄 사람도 없고 문제집도 없으며 참고서도 없다. 연습문제도 없으며 정답도 없는 것이다.
이제까지 일반농사는 화학 농약과 화학 비료로 농사를 지었다. 거기에는 항상 정답이 있다. 하지만 유기농의 참고서라고 할 수 있는 천연자재들은 오답이 가득한 참고서에 해당한다. 문제가 있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정답이 아니라 정답에 가까울 뿐이다. 답이 없다. 그래서 어렵다.
유기농 과수농사 선택은 무모한 도전일까?일반 농사를 지으면 편안할 것을 유기농이라는 선택을 해서 스스로 가난해지고 어렵게 사는 일을 선택했으니 꼴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기농 배농사를 짓는 농부의 편지를 받았다. 그 어떤 긴 이야기보다 농부의 솔직한 편지를 통해 유기농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