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당 '강변'은 작년 현지 언론으로부터 '신시내티 최고음식점 톱10'에 선정됐다.
전희경
장학금 마련 위한 요리행사에 초대되기도 <신시내티 매거진>은 매해 3월이면 도시 최고 음식점 10곳을 발표한다. 여기에 소개되면 '신시내티 스테이트 기술전문 커뮤니티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생들의 장학금 마련을 위한 '하루밤 12개의 부엌(one night 12 kitchens)'이라는 행사에 초대되어 솜씨를 뽐낼 수 있게 된다.
이 행사는 와인과 음식 맛보기 행사이자, 요리학교 학생들의 장학금을 모금하는 행사이기도 해서 지역 미디어도 관심을 보이는 행사이다. 장학금은 성별 나이를 따지지 않고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에게 지급된다고 한다. '강변'의 김욱범 요리사도 지난해 이 행사에서 갈비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6살에 미국으로 이민 와 시카고에서 자란 김욱범 요리사는 요리가 제일 자신있고 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요리사가 되었단다. 집에서 어머니를 도와주고 김치를 직접 담그다 보니 재미를 느껴서 요리 일을 하자고 맘을 먹고, 시카고 식당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고 감을 잡았다고 한다. 요리학원을 다닌 적이 없는 그의 요리실력은 모두 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것이라고 한다.
김씨는 "우리 식당은 돌솥비빔밥, 불고기, 닭불고기, 갈비, 짬뽕이 잘 나가는데 특히 돌솥비빔밥으로 유명하다"며 "80%가 미국인 손님인데, 작년에 돌솥비빔밥과 짬뽕이 음식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서 <신시내티 매거진> 3월호에 실렸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강 옆에 있어서 '강변'이라 이름 짓고 95년에 식당을 시작한 전 주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고, 현 주인(한국인 마크 장과 중국인 아내 샌디 장)이 넘겨받아 2006년부터 실질적인 운영을 시작했단다. 2006년에는 식당순위가 24위였지만, 김욱범 요리사가 온 이후로 2007년에 18위, 2009년에 10위로 올라섰다.
"돌솥비빔밥을 좋아하는 신시내티 사람들이 참 신기했다. 돌솥비빔밥이나 비빔밥은 집에서 남아있는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쉬운 요리이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은 돌솥이 신기한가 보다. 돌솥비빔밥을 아주 좋아한다. 돌솥비빔밥에는 야채 7가지에 고기나 두부가 들어간다. 그리고 반찬이 중요한데, 나는 매주 한 박스씩 김치와 깍두기를 직접 담근다. 맛이 있어서 김치를 팔라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을 방문했거나 방문할 미국인들이 음식, 언어나 문화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며, 아기 돌잔치를 위해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12일 점심시간, 너무 멀어서 가지 않던 '강변'을 4년만에 다시 찾았다 .
입구에 들어서니 작은 북과 <신시내티 매거진>의 톱10 식당기사 스크랩이 눈에 띈다. 조금 더 들어서니 유리벽 속에 놓여있는 아이들 한복이 눈에 들어온다. 방석이 놓인 앉은뱅이 테이블 5개, 소파 테이블이 4개가 있는 작은 식당인 것은 여전한데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차분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1시 40분경에 찾은 식당에는 10여명의 미국인 손님들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들은 검정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가슴에는 각자의 이름이 새겨 있고 팔에는 작은 태극기가 붙어있다. 돌솥비빔밥과 짬뽕을 주문한 후 마크 장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