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정헌 위원장과 오광수 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 동시출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명패는 현재 오광수 위원장쪽에 놓여 있다.
남소연
[1신 보강 : 19일 낮 12시 40분] 명패는 하나, 위원장은 둘... 웃지 못할 문방위19일 오전 열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회 문방위 업무보고에 두 위원장이 동시에 출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화예술위 김정헌-오광수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회의에 맞춰 문방위 회의실에 똑같이 들어섰다.
하지만 문방위 행정실이 문화예술위원장석 의자를 하나밖에 갖다 놓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하는 수 없이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자기 의자를 빼 문화예술위원장석에 갖다 놓고 김정헌 위원장을 앉혔다. 의자를 양보한 최 의원은 접이식 철제의자를 가져다 앉았다.
의자 뿐 아니라 명패도 하나밖에 없었다. 오광수 위원장 자리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명패가 놓였지만, 김 위원장은 명패도 없이 앉아 업무보고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한 지붕 두 위원장'이 출석한 '문방위 두 위원장' 사태는 시작부터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오전 11시 20분께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업무보고에 이어 한국문화예술위 업무보고 순서가 되자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업무보고 순서를 갑자기 바꿨다. 고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장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야당의원들을 달랬다. 업무보고 기관장을 누구로 결정하느냐는 문제로 논란이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간사가 "여야 간사 합의로 결정된 회의진행 순서를 왜 위원장이 갑자기 바꾸느냐"고 거세게 항의하면서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고 위원장과 전 간사의 설전, 여야 의원들의 고함이 터져 나오면서 회의장은 일순간 난장판이 됐다.
고 위원장은 문화예술위 뒤에 업무보고가 잡혀 있는 영화진흥위원회 업무보고를 먼저 시작하라고 지시했고, 조희문 위원장이 나와 발언을 시작했지만 소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고 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은 영진위 업무보고 내내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야당의원들은 "왜 독단적으로 회의를 운영하느냐"고 거칠게 따졌다. 고 위원장과 여당의원들도 지지 않고 "(천정배 의원) 장관까지 하신 분이 조용히 좀 하세요", "발언권을 얻어서 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전 간사가 위원장석 옆으로 가 항의하자 한나라당 안형환, 성윤환 의원이 나와 팔을 잡아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