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남소연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친박계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6선의 홍사덕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강도론 공방은) 세종시 법안과는 관련 없는 일종의 접촉사고"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친이계 의원들의 가시 돋친 박 전 대표 비판에 대해서도 "전에도 이런저런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있었지만 박 전 대표는 전혀 마음에 담거나 개의치 않았다"고 '쿨'하게 넘겼다. 이정현 의원도 "(친박계도) 문제를 확대시킬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파국은 피했지만 불완전한 휴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자의반 타의반 양측의 갈등이 물밑으로 가라앉을 조짐이지만 친이-친박이 외나무다리 싸움을 벌여야 하는 세종시 문제를 비롯해, 오는 6.2 지방선거 공천 문제까지 언제 어디서 불씨가 점화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화해의 손짓을 보이면서도 한나라당 지도부에 당론 채택을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당이 중심이 되어서 결론을 내렸으면 한다"며 "민주적인 방법으로 당론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는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당이 이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당론 채택 압박한 MB, 불씨 살아나나특히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듯 "개인 생각이 달라도 당에서 정해지면 따라가야 민주주의"라며 "마음이 안 맞아도 토론을 해서 결론이 나면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대부분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종시 수정안 관철을 위한 정면돌파를 독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설 연휴가 끝난 후 청와대의 뜻을 업고 당내 친이계가 수정안 관철을 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경우 친박계의 결사항전이 이어지면서 당대 갈등은 비등점을 넘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런 갈등 기류 속에 6.2 지방선거에서도 지난 총선처럼 친이계의 공천 독주가 이어질 경우 위태위태하던 한나라당의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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