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사관 앞의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
오도엽
2010년, 2월 10일 오전 10시께, 설 연휴를 사흘 앞둔 날. 충정로에 있는 프랑스대사관 앞으로 갔다. 비자를 발급 받으려는 사람들 열댓 명이 있을 뿐 고요하다. 이날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이들은 천안에 산다.
발레오공조코리아(발레오)라는 프랑스 다국적기업이 인수한 자동차 장비 생산업체다. 발레오는 한일합작인 대한공조로 출범하여 일본, 프랑스 자본으로 옮겨 다녔다. 2005년에 발레오가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2008년 자료에 따르면, 발레오는 전 세계 27개국에 121개 공장, 61개 연구개발센터, 9개 유통센터, 5만 4천명 직원을 가진 세계적 회사다. 천안에 있는 발레오에는 187명 직원이 일하고 있고, 생산직은 146명이다. 천안공장에서는 컴프레서를 주로 생산하여 삼성르노, 쌍용차, GM, 닛산, 마쯔다 등 국내외 자동차 회사에 납품한다.
발레오에 다니는 연제문씨가 있다. 1991년 청주기계공고 3학년 까까머리 때 발레오에 입사하였다. 이곳에서 근무를 하며 국방의 의무도 마쳤고, 결혼도 했고, 두 사내아이도 낳았다. 연제문씨가 철들고 한 모든 일은 발레오라는 회사 이름과 함께였다.
그러나 2008년에 산업재해를 당한 연제문씨가 1년 요양과 치료를 마치고 공장에 다시 출근했을 때 그를 기다린 것은 작업복도 기계도 아니다. 기가 막히게도 해고 통지서였다.
퀵서비스로 통보받은 '해고통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