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시키고 있는 피라미.
박금옥
아이들이 어렸을 때 겨울에는 저수지로 빙어낚시를, 여름에는 강으로 피라미 낚시를 자주 갔었다. 이런 고기들을 아이들에게 먹이려면 가시가 문제였다. 아이들에게 먹는 즐거움도 주고 싶은데 별로 억세지도 않은 가시지만 입안에서 가끔 찔리고 꺼끌거리는 느낌 때문에 먹으라면 도리질을 했다. 그래서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게 하려고 생각해 낸 것이 튀김이었다.
낚시터에서 즉석으로 해 먹는 튀김은 일반적 튀김과 다르다. 아무리 작은 빙어나 피라미라도 일반 튀김으로 하게 되면 튀김옷만 잔뜩 입혀져 익혀지기에 안에 들어 있는 고기의 뼈는 억센 그대로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고소한 튀김옷만 싹 빼먹고 만다. 그래서 내 방식대로 튀겼더니 아이들이 뼈 채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아 했고, 자기들도 나름 잡겠다고 강이나 저수지에서 설치면서, 낚시가 어른들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곤 했다.
튀김은 우선 튀김할 작은 고기를 그릇에 담고 소금을 살살 뿌린다. 그리고 물을 넣지 않고 밀가루와 고기를 섞는다. 이미 고기에 물기가 있으므로 그 물기로도 밀가루를 튀김옷처럼 묻힐 수 있고 물이 부족하다면 아주 적은 양만 넣으면 된다. 한마디로 튀김옷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밀가루하고 고기를 조물조물 버무리는 정도다. 기름도 고기를 풍덩 빠트릴 정도의 많은 양이 필요지 않다. 프라이팬 바닥만 덮을 정도로 넣고 밀가루에 버무린 고기를 올리고 앞뒤로 튀겨 내면 된다.
이렇게 튀기면 바삭한 것이 머리부터 뼈까지 씹어 먹어도 가시에 걸릴 염려가 없다. 주방도구가 협소한 낚시터에서 튀김옷이 남을까, 튀긴 기름을 어쩔까 염려할 필요도 없다. 프라이팬에 남아 있는 기름은 약간의 휴지로도 닦아낼 수 있기에 설거지는 집에 와서 해도 된다. 그렇게 즉석에서 만들어지는 튀김에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뼈가 걸릴까 걱정하지 않고 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