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항에서 모터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마니아들
조정숙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쯤 도착하자 모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저공비행하는 그들 옆으로 새들도 함께 날고 있는 모습이 마치 영화 <아름다운 비행>에 나오는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누에섬을 한 바퀴 돌고 오늘은 꼭 오메가를 찍을 수 있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안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이미 많은 사진가들이 삼각대를 펼쳐놓고 해가 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수없이 헛걸음을 하여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 나 역시 그들 중 한사람이다. 몇 번째 이곳을 왔다는 사진가는 일몰 박사라도 된 듯 이곳 실정을 이야기 한다. 일명 포인트라는 곳을 찾기 위해서는 현지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한마디 건넨다.
"어디쯤이 좋을까요? 날씨가 좋아서 오늘은 오메가를 만날 수 있겠지요?" "네! 이곳에서 오메가를 찍는다고요? 여기는 작은 섬들이 많아서 오메가 잡기는 하늘에 별 따기예요. 그냥 등대 사이에 걸쳐 있는 촛불모양 일몰이나 담는 게 좋을 거예요."예전에 여러 번 구경삼아 다녀갔지만 일몰을 담기위해 온 것이 처음인 나로서는 실망하는 마음으로 이곳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무척이나 오메가 만나기를 기대했던 나는 기운이 빠진다. 누에섬 등대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어부들의 길을 밝혀주는 촛불처럼 빛난다.
등대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해가 지는 쪽으로 자리를 이동하자 아뿔싸! 붉고 선명한 해가 오메가를 만들며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많은 사진장이들의 열정에 감동하여 드디어 누에섬에서 오메가를 보여 주었다. 와우! 황홀하다. 심장이 뛴다.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아저씨는 말한다.
"지금까지 장사를 하면서 지는 해를 봐 왔지만 오늘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처음이네요. 저런 모습을 기다리며 이렇게 많은 사진가와 연인 가족들이 찾아오는 거였군요. 장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