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저어새
김용님
석양녘, 바닷물이 밀려 올 때면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바닷가로 달려가곤 했다.
하루 두 번씩 들고 나며, 갯고랑에 바닷물이 차고 비워지면서
날마다 여러 모양을 연출하는 갯벌.
바닷물이 밀려나간 갯벌에는 숱한 신비한 무늬들이 펼쳐진다.
각종 생물들이 다양한 생명활동을 벌이며 갯벌은 생명의 무늬들로 자욱하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 나문재밭
태양빛에 잘 구워진 생명의 색깔이 바로 저런 '붉음'이구나!
갯잔디에 누워, 나는 부드럽게 쓰다듬는 바다의 감미로움 속에 잠기곤 했다.
바닷물과 해풍과 더불어 쉴새없이 나부끼며 춤추는 갈대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 우주의 숨결인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