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료 채취 방법 놓고 논란 빚다가...
이날 브리핑은 공사현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전망대에서 이루어졌으며, 두 의원은 시료 채취를 위해 차량으로 공사 현장까지 이동했다. 수자원공사는 오니토가 나온 현장에서는 공사를 중단한 채, 시료를 채취해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그런데 이날 시료 채취 방법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두 의원은 문제가 된 오니토를 채취해서 분석하려 했지만, 수자원공사는 여러 지점에서 채취한 흙을 섞은 뒤 분석하자는 태도를 보였다.
현장에 도착한 두 의원과 취재진들은 안전모자를 쓰고 오니토가 있는 현장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와 GS건설 측은 안전 문제와 질서 유지 등의 이유를 들어 현장 출입을 막았다. 수자원공사는 국회의원과 보좌관,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놓았으며, 확인된 사람한테만 안전모자를 지급했다. 그 이외에 기자들도 안전모자를 쓰고 있었다.
두 의원이 공사장에 있는 물을 채취할 목적으로 물통을 갖고 있었는데, 수자원공사 측에서 이를 제지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두 의원은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왜 막느냐고 따졌다.
두 의원 일행이 오니토 현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GS건설 측에서 나와 막아섰다.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기자들의 몸을 잡고 밀어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업체 관계자가 유 의원의 몸을 잡고 밀어내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유 의원은 그 사람의 뺨을 때렸다.
이후 수자원공사와 GS건설 관계자들은 유 의원에게 사과하라며 항의했다.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홍희덕 의원은 더 이상 시료 채취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철수하기로 했다.
맨 마지막에 유원일 의원은 뺨을 맞은 공사업체 관계자를 만나 "미안하다.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유 의원을 막은 것에 대해 사과했으며, 마지막에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헤어졌다.
"의정활동을 이런 식으로 저지하다니... 유감스럽다"
이날 벌어진 상황에 대해 홍희덕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오니토의 시료를 채취하려고 했지만 비협조와 거부로 못하고 돌아간다"면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데, 오늘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원들의 진입을 막아 충돌이 벌어졌다"면서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시료 채취를 무리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의원들이 하려던 시료채취를 거부한 것이다. 앞으로 보좌진과 의논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유원일 의원은 "의원의 몸에 손을 대고 막았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라고 했는데도 그랬고, 이는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며 "앞으로 조사를 통해 오니토가 오염되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공사 측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협조하지 않은 게 아니다. 언제든지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주민 "함안보 공사 중단하라"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와 '4대강사업저지 창녕대책위원회', '4대강정비사업 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는 이날 낸 자료를 통해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함안보 침수피해문제, 오염퇴적토로 인한 식수원 오염문제에 대해 도민이 납득할만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함안보 공사는 중단되어야 하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와 토론하고 침수피해 면적과 위치 등 정부 측의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농민의 재산권과 생명 보호를 위하여 우리가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며, 달성보·함안보 오염퇴적토 발견을 계기로 부산경남 시민들의 식수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체의 공사를 중단하고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퇴적토 정밀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퇴적토에 대한 성분분석 기준이 없고, 미국에는 있는 것으로 안다. 수자원공사는 일반 토양 기준을 갖고 오니토의 성분을 분석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01.28 15:37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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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방해로 함안보 '오니토' 시료채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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