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고 있는 해녀옛 바다는 아니지만 여전히 해산물 채취를 하고 있다. 해녀들은 적을 두고 있는 마을마다 정해놓은 구역 안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
이광진
다른 해녀들도 몇 분 뵈는데 이쪽에선 '억억억'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지역 바다에서 본 해녀도 이런 소리를 냈는데 많은 나이 때문에 폐기능이 나빠서 그런 것처럼 보였다. 현대식으로 높게 뻗은 건물숲을 지척에 두고 제주도 역사에 적어도 몇백 년을 이어왔을 잠수질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맙고도 미안한 일이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저이는 이런 나를 '쓰잘데기 없는 놈팽이 녀석이 어디 찍사질인고?'하고 있지나 않은지. 어떤 해산물이 있고, 예전만큼 잡히는지 궁금하지만 다음 기회에 묻기로 하고 걷는다.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에는 4월 9일까지로 예정해놓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두 달 더하기 몇 일 남은 셈이다. 자꾸 반복되는 이 연례행사는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누군가 잘못했거나 하는 원인이 있을텐데 그것까지 알 수 없는 내 머리는 그저 혀만 '쯧' 차고 지나칠 뿐 도리가 없다.
바다를 보며 길다란 길을 따라 걸으면 어느새 탑동의 끝자락에 닿는다. 길게 뻗은 방파제쪽으로 가지 않고 동쪽으로 더 걸어간다. 도로 주변엔 해산물을 취급하는 상점,식당들이 여럿 있다.
비릿한 바다 냄새를 풍기는 이곳에선 어부들이 배를 끌고 나가 잡아 온 물고기들을 업자들가 사가는 일이 이루어진다. 오늘 일이 모두 끝이 났는지 한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