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증가율과 실업률 변화 추이
새사연
김수창 : 공부방 교사를 하며 만나본 10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절망감이 무척 컸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이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평범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 속에 극단적 생각까지도 하는 것을 보았다.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힘겨운 여생을 버텨낼 그 어떤 희망이 없어보였다.
이은경 : 노인의 자살은 '합리적 선택'이라고까지 말한다. 절대 빈곤 상태에 놓인 노인들의 삶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자살을 감행했던 10대나 여성들의 경우는 우울증 치료를 통해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노인들은 그렇지 않다. 결국 노인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셈이다.
박유원 : 자살 관련 세미나에 가면 논의되는 내용의 절반이 '유해독극물 구입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옥상에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 '긴급전화를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본질적인 해결이 쉽지 않은 점은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대응을 보면 답답하다.
김수창 : 절반의 해결에 불과하다고 본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세상과 담을 쌓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이 아이들에게는 우리 사회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며, 조금 더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치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이은경 :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오늘날의 세태는 우리 사회의 병폐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사람이 살 만한 사회가 아니라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현실을 바꾸지 않고서는 자살도, 저출산도 막을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박유원 : 사회적 안전망과 더불어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네마다 소규모의 공동체들이 형성돼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들이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동네 골목길 모임 같은 작고 따뜻한 모임들 말이다.
사회 : 지금까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인 뇌혈관질환(뇌졸중 등)과 자살률에 대해 살펴보았다. 몇 가지 지표를 통해 두 가지 모두 단순히 의학적 차원의 문제이거나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여러 문제들이 얽혀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한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을 넘어 그 사회의 의료시스템은 물론 사회 전체의 건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대담에서는 '남녀 성별에 따른 건강의 차이, 또 사회적 계층에 따른 건강의 차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건강성에 대해 조금 더 심도있게 파헤쳐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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