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에서. ' 한국의 마터호른', 거류산이 보인다.
김연옥
지난 23일,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나와 친구처럼 지내는 김호부 선생님과 함께 거류산(570.5m, 경남 고성군 거류면) 산행 겸 고성 나들이를 하게 되었다. 푸른 남해의 절경뿐만 아니라 벽방산, 구절산, 그리고 고성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거류산은 한마디로 조망이 참으로 좋은 산이다. 게다가 지난 2007년 10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미터 16좌 완등에 성공한 산 사나이 엄홍길의 전시관이 그 자락에 개관되면서 산 이름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엄홍길 전시관이 자리 잡은 거류산으로
오전 9시 40분께 마산을 출발하여 산행 들머리인 엄홍길 전시관(경남 고성군 거류면 송산리)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40분께. 우리는 폭신한 흙길을 따라 느긋한 산행을 시작했다. 이따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도 했지만 쏟아져 내리는 햇살이 부드럽고 따사로워 한겨울 속의 포근한 봄을 만끽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얼마 가지 않아 자연석을 상석으로 삼은 무덤이 나왔다. 자연석이 먼저인지, 무덤이 먼저인지 지나가는 등산객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니 각자 나름대로 상상력을 동원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자연스레 서로 오가게 되었다. 우리로서는 숨겨진 속사정을 알 수는 없고, 어쨌든 이 세상에서 아주 근사한 상석을 가진 무덤인 것만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