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노랑색의 갱엿과 흰엿. 이 갱엿을 늘여 흰엿을 만든다.
이돈삼
전통쌀엿을 만드는 과정은 지난하다. 엿은 흔히 겨울에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준비과정은 가을부터 시작된다. 먼저 가을에 겉보리를 씻어서 엿기름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햅쌀로 고두밥을 지어 미리 만들어놓은 엿기름과 섞어 식혜를 만든다.
이 식혜를 숙성시켜 즙을 짜내 가마솥에다 달이면 조청이 만들어진다. 이 조청을 저으면서 계속 달이면 짙은 노랑색의 갱엿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갱엿을 조금씩 뜯어내 화롯불 위에서 늘이면 공기가 들어가 부피가 커지고 색깔도 하얗게 변하는 것이다. 방문을 열고 닫기를 되풀이하는 게 이때다.
이렇게 만들어진 엿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다시 길게 늘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전통 가마솥과 숯을 활용, 사람의 손으로만 해야 하는 고행이다. 말이 쉽지 한번 시작하면 48시간 동안 잠도 잘 수 없다. 재료도 우리쌀과 엿기름만 들어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창평쌀엿은 예부터 궁중 진상품으로 명성을 날렸다. 지금도 따로 판촉활동을 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주문을 해온다. 주문생산을 하는 셈이다. 값은 1㎏에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