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정말 잘하고 있나?"

[토론회] 전문가들 "경제 회복 지연될 것"... 윤증현 장관 "출구전략은 시기상조"

등록 2010.01.18 20:29수정 2010.01.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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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정책평가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정책평가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허진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정책평가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허진무

 

"금융위기 국면에서 한국 경제는 정말 잘 해왔나?"

 

함준호 연세대 교수의 반문이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넘치는 상황에서 함 교수는 "칭찬할 부분도 있지만, 우려가 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18일 오후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정책 평가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는 샴페인을 미리 터트리기보다 부족한 점을 살피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회안전망 확충 필요"... 부채 증가로 인한 경제 회복 지연 우려도

 

이날 토론회 첫 발언자로 나선 랜달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담당관은 한국 경제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나라라고 밝히면서도 실업 수당 등 부족한 사회 안전망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실업수당 지급 기간이 유럽은 2년인데 비해, 한국은 8개월 정도이고 전체 실업자의 1/3 정도만 실업수당을 받는다"며 "실업수당이 커버하는 범위가 크지 않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존스 담당관은 이어 "한국은 현재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7% 수준인 사회지출을 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인 20% 정도로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서근우 한국금융연구원 자문위원은 한국 경제가 위기 이후 장기적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만, 공항 등의 인프라 외에도 의료, 교육시설, 생활 및 산업용수 확보 등 물적 생활 기반의 안정성 제고도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자문위원은 재정적자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내놓았다. 그는 "재정적자가 막대하고 은행이 부실한 경우에는 실물 부분에 대한 탄력적 지원에 한계가 있으므로, 재정건전화를 추진하고 금융회사의 자기자본확충, 건전경영, 경쟁력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준호 교수는 우리나라가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지만, 그 폐해 또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외부 충격에 민감해 롤러코스터 경제가 됐다. 외부 충격에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내수와 수출 간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수출 제조업의 고용기여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없는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 중심의 경제회복 요인은 강하지 않다.

 

금융혁신은 더 이상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정보통신 부문 역시 고용을 크게 늘리지 못한다. 경제 성장 동력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부채 구조조정의 지연과 세계 경제 환경의 구조적인 변화로 경기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

 

윤증현 장관 "출구전략은 경기회복의 기운에 찬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출구전략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현 시점에서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경우, 경기회복의 기운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아직 세계 경제의 구석구석에 금융위기의 불씨와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세계 경제가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지속하기 어렵고, 두바이 사태와 같은 예기치 못한 요인이 세계 경제를 다시 뒤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 내부적으로는 재정을 통해 고용급락은 방지했으나,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은 여전히 취약하여 경기회복의 온기가 윗목까지 도달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0.01.18 20:29ⓒ 2010 OhmyNews
#금융위기 극복 #출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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