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로 오르려던 고동산에 눈이 라는 복병이 가로막았다. 아이들은 신나는 듯 썰매를 탔고 걸어서 고동산으로 향했다
서정일
아침 10시, 아이들까지 데리고 고동산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미 녹았을 것으로 기대했던 눈이 응달진 곳에서 버티고 서서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만 것이다. 몇 차례 시도를 해 봤지만 바이크는 한없이 힘겹게 보였다. 길 안내하겠다고 나선 강 씨는 멋쩍은 듯 한참을 고민했고 속 모르는 아이들은 오히려 잘 됐다는 듯 신나게 미끄럼타기에 빠져있었다.
"정상까지 걸어갑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말을 던지고 각자 바이크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단거리 코스인 목촌, 수정마을로 향하기 시작했다. 10여분 만에 도착한 수정마을쪽 등산길은 임도와는 다르게 가파른 코스였다.
바이크를 입구에 세워두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등산길에 올랐다. 임도를 따라 바이크를 타고 고동산에 오를 계획을 세웠던 것이 졸지에 밋밋한(?) 등산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오르고 내리는 사이에 필자는 강씨와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