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애플
스마트폰 바람이 태풍을 지나 토네이도로 진화하고 있다. 연일 아이폰을 '까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금 아이폰은 없어서 못 팔고 있다. 지금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쳐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별 무소득. 아이폰 구입을 문의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물량이 동이 났습니다. 그리고 언제 물건이 우리나라에 들어올지 아무도 모릅니다"다.
아이폰이 몰고온 모바일 토네이도
그저께 한 모임에 가서 확인해 보니 벌써 참석자의 절반이 아이폰으로 '갈아 탔다'. 소위 말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고 할까. 이제 아이폰을 안 가지고 있으면, 사람이 좀 덜 스마트해 보이고, 또 고루해 보이기까지 한다(아이폰을 장만하지 못한 나도 그렇게 보일 거다).
그리고 15일 오늘자 신문에는 드디어 SKT가 항복했다는 기사가 떴다. 3G통신망의 매출 극대화를 위해 꽁꽁 걸어잠갔던 무선인터넷을 풀기로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올해에만 200만대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도 '모바일인터넷 리포트'를 통해 2014년이면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을 추월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보고서는 스마트폰 보급을 무선인터넷 성장 원동력으로 보고 애플의 아이폰을 무선인터넷 대중화의 대표주자로 추켜세웠다.
한 번 필(feel) 받으면 걷잡을 수 없이 트렌드를 타는 우리나라 소비자 특성을 감안하면, 기존의 '모바일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올 한 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스마트폰이 무서운 속도로 모바일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콘텐츠기업들은 자사 서비스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소리바다가 이미 대박행진을 하고 있고, 다양한 게임회사들도 애플리케이션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랜만에 개발자들도 신이 났다. 앱스토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입증되면서 그야말로 기발하고도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 만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시장을 외면(무시)하는 방송사 그런데 이 바람에서 비켜선 기업들이 있다. 아니 외면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것도 자잘한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들이다. 사회적 영향력도 막강한 기업들이다. 그들은 바로 방송사들이다.
요즘 버스나 지하철을 타본 사람들은 알 거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개 숙여 자기 '폰'에 몰두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PMP나 PSP 같은 휴대용 단말기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사실 엄청난 대중들이 집합한 그곳에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눈 둘 곳이 별로 없었다. 책 보는 사람이 아주 조금 있었고, 신문 보는 사람이 조금 있었다. 나머지 분들은 아예 눈을 감고 있거나 천장과 벽에 있는 광고에 눈길을 던지는 게 다였다. 그러나 휴대폰의 기능이 고도화되고 다양한 휴대용 단말기가 등장하면서 지하철과 버스의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람들이 들여다 보는 휴대폰과 휴대용 단말기의 '콘텐츠'가 달라졌다는 거다. 과거에는 휴대폰이나 단말기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문자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영상콘텐츠, 즉 드라마를 보거나 예능프로그램을 다시 보는 게, 혹은 찾아 보는 게 대세다. 이런 흐름의 변화는 특히 휴대폰에서 방송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에는 영화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규모로 볼 때 영화는 방송콘텐츠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화는 지하철에서 시간 죽이기로 보기에는 너무 길고 지루한 반면, 방송은 비교적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과 거의 맞아 떨어지고, 또 연재가 되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다.
이런 추세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올해 극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 자체가 컴퓨터이기 때문에 폰을 통한 영상 콘텐츠 즐기기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콘텐츠를 다운 받고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매우 다양해질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불법콘텐츠그런데 문제는 그 분들이 즐기는 영상콘텐츠의 대부분이 웹하드를 통해 주로 유통되는 '불법 다운로드 콘텐츠'라는 사실이다. 필자는 '불법콘텐츠'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이용자'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권리자'에게 초점을 맞춰 생각하는 게 맞다고 본다. 무슨 말이냐면, '이용자가 불법콘텐츠를 이용하는 건 부도덕하다'고 말하기보다는, '이용자가 불법콘텐츠를 이용하면 권리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게 여러 모로 쓸모가 있다는 말이다.
불법 콘텐츠를 전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당연히 나오는 다음 행동은 '단속'하는 거다. 부도덕한 인간들이 그 짓을 하지 못하게끔 때론 겁도 주고, 때론 벌도 줘가면서 잡도리를 하는 쪽으로 행동이 결정되기가 매우 쉽다. 여태껏 국내에서는 주로 이런 방식으로 불법콘텐츠에 대한 대응 방식이 결정돼 왔다.
그러나 후자의 시각으로 보면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볼 수가 있다. 이용자의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대가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는 거다. 그리고 이용자들이 왜 불법콘텐츠를 주로 사용하는지를 시스템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다.
불법콘텐츠 논쟁, 도덕적 관점에서 벗어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