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의 김C(오른쪽)과 고범준.
탁현민
- 주제는 동일하지만 내용과 내용의 중심인 음악에 중점을 두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들리는데, 공연의 내용에도 변화가 있는가?
"일단 객석의 한 가운데에 앉아, 우리의 음악 중 6곡 정도를 어쿠스틱으로 연주한다. 화려한 사운드를 자제하고 노래의 본질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려고 한다. 어쿠스틱은 솔직한 고백과 같다. 고백으로 공연을 시작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여기에 뜨거운감자의 원래 스타일 음악들을 함께 넣어보려 한다.
사실 우리의 음악은 나름 상업성을 지향하지만 언제나 변방의 음악으로만 인정받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들 스스로가 소수자적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약간 유명해지고 약간 먹고 살만 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루저 기질(?), 언더그라운드 기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더라. 우리는 이 공연을 우리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공연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우리도 그 안에 한 축이기 때문이다."
- 스스로 노래하고, 스스로 위로받는 셈인가?"뭐 그런 셈이다. 언젠가 당신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음악이 당대에 갑자기 떠서 잘 팔리는 음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음악을 만든다. 그게 우리 일이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 그 말은 마치 대중음악인이 대중은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우리의 안중에 대중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안중에 우리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우리 노래가 들릴 것이라 생각한다. 인권이란 것도 그런 것 아닐까? 우리 모두 알게 모르게 침해 받거나 침해하고 있는 것들, 신경 써서 찾아보거나 둘러보아야 할 수 있는 것들 말이다."
- 사회적 함의를 강조할수록 공연장에 관객이 떨어지는 것은 그런 공연을 꽤 많이 연출했던 입장에서 볼 때 분명한 사실인데 왜 굳이 이런 공연을 하려고 하는가?"풀어내기 어려운 문제여서 그렇지 인권이라든지, 자유라든지 저항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우리들의 삶에도 또 창작에도 중요한 모티브임은 분명하다. 그러니 그런 주제의 공연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세상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물론 사랑이다. 앞서 말했던 이런 주제들의 근본 역시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사랑을 노래하는 공연과 별반 다를 바 없기도 하다."
김C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어 마저 전한다.
우리는 저마다 각별하지만 때때로 그것을 잊고 산다. 대세라는 것, 흐름이라는 것, 혹은 주류라는 것에 혹해서 자신만의 가치에 대해 무감해지기 쉽다. 그러나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은 결국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다양성의 바탕은 각기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사는 것, 다른 생각을 표현하는데 어떤 사회적, 정치적 불이익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우리는 모두가 소수자가 되어야 한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김C의 음악이 낯선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주류음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그의 음악은 필요하다.
무척이나 시린 겨울이다. 몸은 따뜻한 방안에서 녹인다고 해도 마음은 어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 갔으면 좋겠다. 공연은 오는 1월 22일 저녁 8시 홍대입구 V-Hal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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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지긴 했지만... 루저 기질 사라지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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