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거리상인회김문곤 사장의 꿈은 여전히 부평 문화의거리가 최고 가는 곳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문화의거리는 지난해 대한민국공간문화 대상을 받은 곳이기도 하지만 그와 '문화의거리'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갑봉
브랜드 경쟁력과 매장 경영노하우 김 사장이 당시 나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한국경제의 호황기라는 탄탄한 배경도 있었지만, 트렌드를 읽어낸 김 사장의 안목도 한몫했다. 주문에 따라 손으로 직접 만든 수제양복 대신 기성복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던 때라 신사복 전문 매장이 크게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
그는 "지금 문화의거리 내 수제양복점이 두 집밖에 안 남았는데 사실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우리 매장이었던 셈이다. 그분들께 송구하기도 했지만 기성복이 대세였던 때였다"며 "지금도 문화의거리 안에서 브랜드 하나 때문에 매장 사이의 매출에 변동이 생기는데, 그때는 대체로 경기가 좋았던 때라 업종 변경을 통해 흐름을 타곤 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매장도 97년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 성장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이젠 제법 장사도 이제 손에 익을만 할 때 였다. 김사장은 "80년대 후반 잘되긴 했지만 그래도 장사에 손에 익은 건, 한 10년정도 했을 때 였다. 그러닌까 이제 뭔가 좀 해볼려고 하니 대형매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IMF는 터지고 기가 막힐수 밖에"라고 당시를 전했다.
오래된 브랜드였던 만큼 업종전환도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김 사장도 결국 2004년 'OO패션' 간판을 내리고 10~20대를 주 고객으로 하는 'OOO하우스'로 바꾸었고, 그 후 5년 뒤인 2009년 다시 현재의 브랜드로 전환했다.
김 사장은 2000년 초반부터 지난해까지를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았다. 그는 "IMF를 전후해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시작해 지역 상권을 잠식해 들어왔고, 의류매장의 경우 2003년을 전후해 가두상권이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때를 전후해 전국 각지에 있던 신사복 대리점은 다 없어졌는데, 백화점 같은 곳에 본격적으로 매장이 들어섰던 것과 궤를 같이했다"며 "지금은 모든 자영업자가 어려운 때"라고 말했다.
OO하우스를 운영하던 때를 김 사장은 '숙고의 기간'이라고 했다. 뚜렷하게 잘 되지도 지극히 못하지도 않았던 때지만, 김 사장은 이때 조용히 트렌드를 읽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가을 숙녀복을 선택했고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
김 사장은 "문화의거리에 숙녀복을 취급하는 매장이 별로 없었다. 나보다 먼저 개장한 이웃들도 있는데, 나도 그 트렌드를 따라갔다고 보면 된다"며 "의류판매업은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브랜드 경쟁력을 빛나게 할 수 있는 매장 경영 노하우가 있어야한다. 이것은 두 마리 토끼와 다름없다. 그 둘을 갖추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브랜드 경쟁력은 문화의거리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입점하면, 거리 전체가 활성화된다는 것.
그는 "사실 어떤 강한 브랜드가 들어오면 비슷한 영역의 다른 매장이 타격을 입는 것은 사실이다. 소리 없는 전쟁이 거리의 매장과 매장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셈"이라며 "그러나 그 같은 사실을 모든 상인들이 다 알고 있다. 오히려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입점하면 거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나뿐만아니라 다른 분들도 트렌드를 읽은 안목이 뛰어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