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절벽 큰엉을 지나 올레 우체국에 도착했다. 일명 바닷가 우체국이다. 우린 바닷가 우체국에 나란히 앉아 편지를 썼다. 평소 자신을 위로할 시간과 여유 없이 살아온 서로에게 편지를 썼다. 물론 평소에는 서로를 탓했건만, 이날만은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족, 주변,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크리스마스 날 남편과 함께 걸었던 제주올레 5코스, 남원포구에서 큰엉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와 절벽 올레는 1년 묵은 숙취를 깨는 해장국처럼 상쾌한 길이었다.
덧붙이는 글 | 지난해 12월 25일, 제주올레 5코스를 걸었습니다. 제주올레 5코스는 올레우체국에서 편지를 쓰다, '절퍼덕' 넘어져도 기분 좋은 신그물, 이무기가 붉은 피를 흘리고 죽었다고?, 검은 갯바위 장관 수평선 이뤄, 조각같은 해식애 감탄 등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