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방송사에 제시한 세종시토론회 사회자 클로징멘트
심규상
대전 MBC 관계자는 "총리실이 방송 시나리오를 오프닝 멘트에서부터 클로징 멘트까지 완성된 대본을 보내왔다"며 "하지만 조금도 반영한 적 없고 반영할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진행된 녹화방송은 총리실이 제시한 시나리오와 다르게 진행됐다. 또 토론자 4명 중 3명이 행정도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인사들로 짜여졌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산하 세종시기획단 홍보지원팀 관계자는 "토론회가 기획된 때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기 전이어서 방송사 측으로부터 수정안의 흐름이라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료를 제시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우리가 제공한 질문 내용대로 하지 않고 모두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문안을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큰 골격만 제시했을 뿐 질문 내용이나 방송 시나리오까지 세세하게 작성해 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실은 또 '의도된' 토론회 진행을 위해 사회자 교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전MBC는 당초 A 교수 등 복수의 2명을 사회자로 섭외했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이 A 교수가 참여 정부 및 현 정부와 관여된 일을 한 전력을 들어 거부 의사를 밝혀 마지막에는 제3의 인물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A교수는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꺼렸다.
이와는 별도로 지역 방송 3사가 일제히 정 총리 토론회를 방영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역 지상파 3사가 같은 시간에 (같은 내용을) 동시에 방송하는 것은 전파낭비를 넘어 전파독점이자 독재방송"이라고 지적했다.
총리실 거부로 막판 사회자도 교체돼이에 대해 대전 MBC 관계자는 "대전 MBC가 독자적으로 사전 기획해 추진해 오다 다른 두 방송사의 요청으로 공동기획으로 변경했다"며 "하지만 대전 MBC의 경우 총리실의 요구에 단 한 가지도 끌려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전충남민언련 이기동 팀장은 "국무총리실이 방송 대본까지 만들어 방송국에 제시한 것은 정부가 언론과 충청민을 대하는 치졸한 인식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여론왜곡 시도를 중단하고 정정당당하게 충청민과 토론할 자신이 없다면 세종시 수정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회는 한남대 정순오 교수가 맡았고, 진영은 연기군의회의장과 김선배 숭실대 교수, 단국대 조명래 교수, 엄태섭 서원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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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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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총리실' 세종시 방송토론 대본까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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