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총징스 삼탑 주변
최오균
삼탑에 도착을 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3개의 탑 중 유난히 높이 솟아 있는 탑이 천심탑(千尋塔)이다. 높이 69.13m, 16층, 한 면의 길이 9.9m 인 어마어마하게 큰 이 탑은 1961년 중국 국가중점 문무단위 중 하나로 기록 되었으며, 중국의 4대 명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4대 명탑은 숭산 태실산의 숭악사탑, 산서성 응현성 불궁사 안에 있는 석가탑, 산서성 홍동현 광승사 내에 8각 13층탑인 비홍탑, 그리고 이곳 다리의 삼탑이 포함된다.
천심탑은 남조국 소성왕(824~859년) 때 건축된 16급의 방형밀첩식공심전탑이다. 하부에는 3층의 기반이 있고, 하층은 50m, 동서 너비 30m, 높이 4m로 거대하다. 탑의 기단 전면에는 영진산천(永鎭山川)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각 글자의 높이가 1.7m로 필력이 웅혼하고 기세가 드높다. 이는 명대 검국공에 봉해진 목영지의 손자 목세계가 쓴 글이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총징쓰 삼탑이 건립된 후 천 여 년을 지내오는 동안 30여 차례의 지진이 일어났지만 멀쩡하다는 것이다. 1925년 대지진 때 다리성의 99%가 폐허가 되었을 때도 천심탑의 피해는 미미했다고 한다. 이처럼 기적적으로 천심탑이 살아남은 것은 탑의 건립 방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곳 다리 사람들은 불보살이 지켜주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다리는 티베트로부터 불교를 일찍이 받아들여 바이족들은 오래 전부터 불교를 숭상하고 있다.
이 삼탑은 모래, 진흙, 석회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한 층의 탑을 쌓은 다음, 이를 흙으로 덮은 후 다시 한 층을 쌓는 식으로 건립하였는데, 탑을 짓기 위해 쌓아올린 흙더미는 멀리 십리 밖에서도 볼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탑신을 쌓아 올린 다음에는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조각을 하여 내려오면서 탑의 형태를 다듬어 낸 것인데, 조각 자체는 그리 정교하지 않다.
양쪽 탑들은 강진에 의해 약간 기울어져 천심탑의 남쪽과 북쪽에는 또 다른 두 개의 작은 탑이 있다. 이 탑들은 송나라 다리국 시기에 건립된 팔각형십급밀첨전탑인데 높이는 42.1m에 달한다. 이 탑 역시 모래, 진흙, 석회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한 층의 탑을 쌓은 다음, 이를 흙으로 덮은 후 다시 한 층을 쌓는 식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탑신을 쌓아 올린 후 위에서부터 하나하나 조각을 하여 내려오면서 탑의 형태를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