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전망대. 등대라기보다는 오이도 앞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성낙선
오이도는 섬이다. 예전에도 섬이었고,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된 지금도 여전히 한 점 '섬'으로 남아 있다. 시화국가산업단지. 오이도는 그 산업단지 끝에 자리 잡은 작은 섬이다. 바다가 육지가 되고 육지가 다시 산업단지가 되면서, 오이도는 여전히 철강상가(스틸랜드) 등의 육지를 건너가야 하는 피안의 섬으로 남아 있다.
배를 타는 대신 지하철이나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있다는 것만 달라졌을 뿐, 오이도는 여전히 바다와 갯벌이 그립고, 그 바다와 갯벌 사이를 오가는 목선이 그립고, 그 목선이 땀 흘려 건져 올린 바다 생물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섬이다.
포구 여행길에 오이도에 먼저 발을 디딘 건, 오이도 역시 포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갯가에 배 닿는 선착장이 있고, 그 선착장을 젖줄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포구가 아닐 까닭이 없지 않은가. 사실 오이도가 '포구'라 이름 붙일 만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선착장에 올라서서 그 앞에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앉은 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오이도 역시 포구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선착장 위에 '직접 잡은' 조개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천막들이 죽 늘어서 있다. 밤새 내린 눈을 걷어내던 사람들, 천막 칸칸이 쇠난로를 피워 놓고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굴을 까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 모두 도시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그런 점에서도 오이도는 포구라는 이름만 붙지 않았다 뿐이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웃해 있는 월곶포구나 소래포구와 한 형제처럼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