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을 나는 새 한 마리지붕도 없는 집에 사는 저 새는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까 싶습니다.
김민수
새해, 첫 출근 시무식이 있는 날입니다.
일기예보대로 새벽에 나선 출근길, 우산에 내리는 눈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립니다. 차를 가지고 나올까 순간 고민을 했지만, 식구들이 걱정을 할 것 같아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북한산 자락에 있는 사무실, 언덕길이 제법 긴데 버스가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버스는 평지에 멈춰서 더는 못올라간다고 했고, 걸어서 20여 분 오랜만에 내린 눈을 만끽하며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불편한 것도 있지만, 그냥 새해에는 오늘 내린 함박눈처럼 좋은 일들이 가득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이제 며칠만 출근하면 사무실을 떠날 작정이라 시무식이 달갑지는 않았지만,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며 또다시 꿈을 꿉니다.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잘 도착했어, 그리고 막내 친구들하고 동네 공원이라도 가서 눈싸움 좀 하면서 놀라고 그래."출근길 불편한 것 정도는 감수해도 좋을만큼 예쁜 함박눈이 펄펄 내립니다. 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오랜만에 눈다운 눈을 봅니다. 기왕 내린 눈, 맞이하며 즐겨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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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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