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대학 해직 교수들은 대학 정문 앞에서 "대학 민주주의'를 내걸고 1인시위를 계속해 오고 있다.
윤성효
창신대는 재임용 탈락 교수들에 대해 연구실 출입과 시위 중지를 위한 출입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고, 지난 5월 법원은 가처분신청 일부를 받아들였다. 재임용 탈락 교수들의 연구실이 폐쇄되었고, 각종 집회는 교문 밖 20m에서만 가능하게 되었다. 연구실이 폐쇄된 교수들이 1주일에 하루이틀 정도 학교로 나와서 연구나 강의는 하지 못하고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해직 교수들은 소청심사위원회 신청과 법원에 재임용거부무효확인소송을 내는 등 법정 투쟁도 병행하고 있다. 황창규․박창섭․김강호 교수는 지난 11월 1심에서 승소했는데, 대학 측이 항소해 현재 부산고법에 계류 중이다.
교수협의회를 떠난 교수 2명은 생활고 때문이었다. 1명은 지난 10월, 다른 1명은 11월에 각각 대학 측과 합의하고 교수협의회를 탈퇴했다. 이들은 해직기간 동안 체불임금을 보상받는다는 조건으로 대학측으로부터 각각 8500만원과 5050만원을 받았다.
떠난 교수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교수들의 생활은 어렵다. 남아 있는 교수들은 떠난 교수들을 이해하지만,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를 떠난 1명의 교수는 '특별채용' 형식으로 3개월간 임용됐다가 사퇴하는 것으로 합의했던 것. 이런 상황에 대해, 한 해직 교수는 "철저하게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직 교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재직 교수들이 생활비를 모아 도와주는 형식이었다. 2007년에 첫 해직 교수가 나왔는데, 그 때는 재직 교수들이 매달 200만원씩 모아 전달했고, 그 교수한테는 2년간 그렇게 했다.
2008년까지 8월까지 해직교수들은 재직하고 있던 교수들로부터 생활비를 받았다. 1년6개월간 내지 6개월간 생활비를 받은 교수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2008년 9월부터 끊겼다. 재직하고 있던 교수들이 줄어들었고, 결국에는 한 명도 남아 있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투쟁 채권'을 발행해 소송비 등 각종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박훈 변호사가 보증을 서고, 채권 1장을 50만원에 팔고 있다. 그 투쟁채권에는 "투쟁승리한 날 이후 지급을 제시하면 즉시 원금을 상환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교수들은 교수노조 대의원대회 때 가서 '투쟁채권'을 팔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해서 모은 기금은 1500만원 가까이다. 조형래 교수는 "채권을 사 주신 교수들이 정말 고마웠다. 정말 투쟁에서 승리해 그 교수들에게 원금이라도 갚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창신대 민주화'를 내걸고 대책위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민사회단체 후원으로 '하루 주점'을 열기도 했다.
한편 강병도 총장은 횡령․사기죄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횡령 혐의에 대해 지난 6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사기 혐의에 대해 1심 재판 중이다.
창신대 측은 재임용 탈락자들은 심사 결과 기준(60점)에 미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학의 건학이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고, 학과 신입생 모집 활동 저조, 산학협동 분야 점수 부족, 교내 불법 시위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교수들의 연구 활동은 대학 밖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김강호 교수는 지난해 펴낸 <한국 근대 대중소설의 미학적 연구>라는 저서가 올해 9월 대한민국 학술원이 선정한 '한국학 분야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창신대학의 교육 민주화를 위한 경남대책위원회' 강창덕 집행위원장은 "창신대학 정문 바로 안쪽 캠퍼스에 보면 성탄절 트리가 장식돼 있더라"면서 "해직 교수들에게는 크리스마스의 축복이 아닌 탄압이 가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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