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교육과정 적용대비 초등학교 수학과 교수 학습자료-1·3·5·6학년 교과부와 지역 교육청은 작년 1학기에 교사용 안내 자료를 내려 보낸 뒤, 그것으 로 끝입니다. 아이들 학습에 아주 중요한 이런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초등교사가 과연 전국에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신은희
또 하나, 6학년 담임이 학습 결손 되는 부분을 알았다고 해도 보충 학습할 자료가 없는 학교가 많습니다. 교과부와 지역 교육청은 작년 1학기 초에 학교마다 교사용 안내 자료인 '개정교육과정 적용대비 초등학교 수학과 교수 학습자료-1·3·5·6학년'을 몇 부씩 내려 보낸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학교에서는 이 자료를 받아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몰랐습니다. 교육과정을 공부해 온 교사들도 공문만 보고는 무슨 내용인지 한 번에 알기가 어려웠으니까요.
아마 작년에 학교마다 배부된 이 자료는 책자 분량도 작은 데다 해마다 수없이 쏟아지는 쓰잘데기없는 다른 장학자료들에 휩쓸려 어디에 고이 처박혀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고 그런 자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해가 바뀔 때 없어지는 자료도 많고, 작년에 받은 교사가 어디에 챙겨놓았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아니 대부분의 교사들이 이런 자료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과부는 작년과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3년을 써야할 아이들 학습에 아주 중요한 자료를 작년에 한 번 주고는 그것으로 끝입니다. 두 번 다시 확인도 하지 않고 없어진 곳에는 줄 생각도 안 합니다. 제가 못 찾는 것일까요? 교과부와 교육청 어디에 가도 이에 대한 안내는 물론 관련 파일 하나 찾아보기 힘듭니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용 자료는 주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교사용 자료만 주고 맨 뒤에 넣은 CD에서 출력해서 담임들이 일일이 복사해서 줘야 합니다. 무려 29장이나 됩니다. 교과부 교육정책 홍보를 할 때는 값비싼 종이에 고급컬러 인쇄를 하면서 정작 아이들을 위한 자료는 복사한 것으로 쓰라는 겁니다.
교과부가 진정으로 교육을 생각하는 곳이라면, 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써야할 아이들 학습에 아주 중요한 자료이니 해당 6학년 수학교과서를 새로 고쳐 만들었으면 어땠을까요? 영어 교과서는 교육과정이 급하게 바뀌는 바람에 3·4학년 교과서를 내년 딱 1년만 쓰는 것도 새로 만들었다는데, 9차시 분량 내용만 끼워 넣으면 되는 수학 교과서는 왜 그런 생각을 안했을까요?
또, 아이들 학습에 아주 중요한 이런 자료는 교사용 안내 자료로만 배포할 것이 아니라, 교과서처럼 교과부에서 한꺼번에 아이들마다 모두 돌아갈 교재를 만들어 주어야 했습니다. 교과부에 함께 공부하고 있는 초등교육과정 모임 선생님이 이런 제안을 여러 번 했는데도 시도교육청이 할 일이라고 하면서 후속대책을 세우지도 않고, 시도교육청은 이런 사실 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교과부와 지역 교육청이 서로 미루고 있고, 또 학교에 내려온 안내 자료도 급하게 만들어 오탈자도 많고 내용검토도 충분하지 않아 어렵고, 한 번 내려 보낸 자료는 수정도 하지 않고 그것으로 임무 끝입니다. 한 마디로 총체적인 부실인 이 모습이 우리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교과부와 교육청이 가지고 있는 본 모습입니다.
학업성취 수준을 전혀 알 수 없는 평가 결과 지난 10월 13일과 14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 결과는 며칠 전 아이들에게 통지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0개 교과 중에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5개 교과만을, 그것도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과별 영역도 무시한 채 한데 뭉뚱그려서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이렇게 네 단계로 분류한 통지에 무슨 '학업성취도 평가'의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또 교과부가 그렇게 강조한, 학업성취도가 부족한 아이들의 학업성취수준을 높여준다는 일제고사의 목적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곧 방학을 하고 바로 졸업을 하게 됩니다.
결국 교과부가 실시한 일제고사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누가 봐도 '학업성취도'는 조금도 높여주지 못하면서, 교육과정 파행운영에 따른 수업 결손과 학습 내용 결손으로 6학년의 기본적인 '학업'마저 방해하게 한 셈입니다.
한국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과부라는 곳이 학교 교육이 잘되도록 도와주기는커녕 점점 더 교육을 파행으로 이끌고 방해하고만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