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구워낸 군고구마...!!!
이명화
장작불로 군불이 세게 들어간 아랫목은 그렇게 유독 표시가 났다. 군불을 다 넣고, 활활 타오르던 장작불이 스러지고 난 뒤, 발갛게 숯불이 피어나면 이 무슨 환상, 꿈의 세계인가, 찬란한 숯불 향연이 펼쳐진다. 숯불 안에 흙투성이 고구마를 몇 개 던져 넣고 방에 가서 아랫목에 언 손발을 녹이고 있다가 한참 뒤에 부엌으로 나가 부지깽이로 잘 구워졌을 군고구마를 끄집어냈다.
불길이 좀 센 곳에 묻혀있던 고구마는 많이 타서 숯 검댕이 비슷하게 되곤 했지만 그래도 겨울밤에 도란도란 모여앉아 먹는 군고구마 맛은 비할 데 없이 맛있었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어린 시절에 먹던 군고구마 맛이 그리워지곤 했다. 이번에 맘 먹고 군고구마 솥을 하나 구입했다.
요즘 세상에 도심 한가운데서 그 누구도 장작불 넣는 부엌을 가진 집이 없고, 가스 불에 요리를 하는 시대이니 숯불에 구운 고구마 맛, 그 추억의 맛에 비할 데는 없을 것이다. 아쉬운 대로 군고구마를 구워 먹기 위해 그릇 점에서 군고구마 솥을 저렴하게 구입했으니 이것으로 구고구마를 자주 만들어 먹어야겠다.
군고구마 솥을 사기 위해 그릇 점을 순례했던 것이 며칠 전 일이다. 한 그릇 점에 갔더니 조금 큰 솥이 1만5000원, 다 똑같은 솥일까 싶어 발품을 더 팔았다. 다른 그릇 점에 갔더니 똑같은 솥인데 1만2000원 달라고 했다. 덕분에 3000원이나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옛날에 못쓰는 냄비에 군고구마를 만들어 먹기도 했지만, 군고구마 솥이 시중에 나온 지도 꽤 오래됐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사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남편과 함께 그릇집을 돌아보고 군고구마 솥을 사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당장 군고구마를 만들어보았다. 흙 묻은 고구마 그대로 솥에 올려놓고 중불에서 익히고 있으니 집 안에 군고구마 냄새로 가득 번졌다. 정말 기분 좋은 냄새, 추억의 맛 냄새였다. 중간에 한 번씩 고구마를 뒤집어 주고 나서 고루 익게 놔두면 30분 정도면 충분히 잘 익었다. 집 안에 군고구마 냄새가 구석구석 배여든 것 같았다.
잘 구워진 고구마를 접시에 담아 함께 먹는 시간, 추억의 맛 그대로였다. 어린 시절 군불 덴 뒤 숯불에 구워먹었던 것처럼 일부러 약간 더 태워서 먹으니 진짜 옛 추억의 군고구마 그 맛이었다. 원래 고구마를 잘 먹지 않던 남편이지만, 이젠 저녁마다 군고구마를 구워먹자고, 꼭 구워달라고 당부까지 했다. 군고구마 맛에 반해 버린 것이다. 삶아 먹으면 몇 개 못 먹는 고구마를, 구워서 먹으니 배부른 줄도 모르고 자꾸 먹게 된다.
겨울철 우리 집 제일의 간식거리가 된 군고구마. 매일 저녁마다 군고구마가 식탁 위에 올라간다. 최고의 항암식품인 데다가 혈압을 낮춰주고 장 기능을 개선시켜주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변비예방, 다이어트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고구마, 올겨울 최고의 우리 집 간식이 될 것 같다.
이 좋은 고구마를 다들 어떻게 요리해 드시는지 궁금하네요! 올겨울 최고의 간식으로 군고구마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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