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교 00식당의 꼬막정식 기본 상차림입니다.
조찬현
소설 <태백산맥>에서 조정래 작가는 염상구와 외서댁의 거시기하는 장면을 빌어서 꼬막 맛에 비유했습니다. 염상구가 외서댁을 찾아와 덮친 후 한 말입니다. "외서댁을 딱 보자말자 가심이 찌르르 허드란 말이여. 고 생각이 영축 들어맞어 뿌럿는디, 쫄깃쫄깃한 것이 꼭 겨울꼬막 맛이시..."
작가의 이러한 비유가 벌교여행객들이 참꼬막을 찾지 않고는 배겨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요. 이래저래 소설 태백산맥 덕택에 벌교 꼬막이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이렇게 빗물이 질척거리는 날에는 막걸리 한 사발에 꼬막 한 접시가 잘 어울릴 듯합니다.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이 제철을 만났다겨울비가 내리는 지난 10일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보성군 벌교를 찾았습니다. 꼬막정식의 참맛을 찾아내기 위해서입니다. 벌교는 순천시와 고흥군에 인접해있으며 고흥군의 관문입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1930년에 개통된 철도의 영향으로 타 지방에 비해 일찍 상업이 번창했습니다.
유명한 꼬막의 고장 벌교는 20세기 대한민국 100대 인물 중 한사람이며 독립 운동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홍암 나철 선생의 고향입니다. 또한 그리워, 동백꽃 등을 작곡한 민족음악가 채동선의 고향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