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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도 격이 있는지
온전히 마음 바쳐 시 한편 올리기 이리 어렵다
꽃피고 단풍 물든 산허리 패이고
덫에 걸린 쥐 한 마리 불 당기던 사내의 미소가 떠오르고
차도에 달라붙은 살가죽이 생각났지만
비닐에서 떨어진 한 방울에 손을 데인 그 아픔이 부끄러워
죽은 자의 입을 빌려 산 자에게 말하기 쉽지 않다
서울이야 가깝지만 용산은 왜 그리 먼지
개그 콘서트의 웃음은 왜 그리 쉬운지
때론 삶조차 멀고 우스워 마음만 들떠있다
망각은 일상의 힘이라지만
모든 죽음은 내 삶의 일부인데
나의 역사에는 왜 피비린내가 없을까
못 다한 슬픔 하나 피워 물고 고개 숙여도
두 손에 묻어나는 해골의 흔적이 낯설기만 하다
나의 절망은 이렇게 시작해 끝나가지만
거기였나
여기였나
비명처럼 절박한 시가 이 세상 어디 있을까
2009.12.14 13:5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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