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일자리사업 지원, 갑작스레 취소, 취약계층 여성 '위기'

실업으로 내몰린 취약계층 여성의 일자리 대책 촉구 기자회견

등록 2009.12.11 13:26수정 2009.12.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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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목)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돌봄노동네트워크(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YMCA전국연맹) 주최로 '사회서비스일자리 예산 삭감 반대 및 여성일자리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동부는 2010년 사회적일자리사업 지원 예산을 1487억원으로 2009년 대비 21.1%(397억 3000만원, 추경예산 대비 40%감소) 감액예산안을 제출했다. 이러한 삭감 계획에 근거하여 12월부터 진행되는 사회적일자리사업 심사, 재심사 과정에서 기존 사회적일자리사업들을 대거 탈락 시켰다.

2년 약속했던 사회적 기업 지원, 갑작스레 취소·축소

사회적기업에 대한 2년 지원으로 계획되어 있던 사회적일자리를 1년 마무리 시점에서 탈락 시키거나 지원인원을 대폭 축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2009년 예비사회적기업 발굴 지침에서 재심사 기준으로 공고일 이전 1년간 지원금 대비 매출액 혹은 목표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지원을 종료한다고 명시되어있지만, 지난 10월 갑자기 재심사 기준을 평가 직전월까지로 바꾸었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절반 이상이 재심사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노동부는 인증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년간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지원한다고 이야기 하고서도 실제 신청한 사회적일자리사업이 명시적인 이유없이 탈락됨으로써 사회적 기업육성 의지의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실정이다. 더구나 부당한 평가기준 변경, 탈락사유 불명시, 선정단체 미공개 등 불투명한 행정으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탈락된 사업의 대부분이 돌봄서비스 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취약계층여성들이 준비할 틈도 없이 실업의 길로 내몰려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죽이기 예산 전액 삭감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예산 확대하라
4대강 죽이기 예산 전액 삭감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예산 확대하라한국여성노동자회

돌봄서비스 확대와 여성의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돌봄노동네트워크는 이러한 사태의 부당성을 고발하고 사회적 일자리 사업예산의 삭감반대와 여성일자리 대책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부천여성노동자회 김정연 회장은 취지설명에서 "지난 11월 30일자로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로 참여했던 취약계층 여성 26명이 아무 대책없이 실업자가 되었다. 한달 임금 83만7000원 , 4대보험 본인부담금을 제외하면 실 수령액이 겨우 77만3320원, 80만원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돌봄노동자들이었다"며 개탄했다.

부천여성노동자회는 '아이참사랑-찾아가는 가정보육사 사업'을 통해 한부모·저소득맞벌이·일반 맞벌이 가정 야간 방임아동을 위한 야간보육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었다.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의 일방적 축소의 결과가 참여자의 실직을 가져왔고, 저소득 맞벌이 가정은 아이를 아무런 대안 없이 또 방치하게 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최저임금 여성일자리, 그다지 어려운가"

계약 만료일 3일 남겨 놓고 계약만료 통보를 받은 한 참여자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일이 연계되지 않는다고 하니 황당했다. 당장 내 일도 일이지만 내가 돌보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는 어떻게 될까 며칠 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며 말을 시작했다.

보육도우미로 한부모 가정에 파견되면서 힘들었지만 보람됐던 자신의 일자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어버린 자신과 동료들의 처지가 원망스럽고 여성일자리를 늘리겠다던 정부의 정책이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노동자들부터 실업의 길로 내모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사회서비스일자리 예산 삭감 반대 및 여성일자리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지지 발언 중인 민주노동당 홍의덕 의원
사회서비스일자리 예산 삭감 반대 및 여성일자리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지지 발언 중인 민주노동당 홍의덕 의원 한국여성노동자회

이어 자리를 함께 한 민주노동당 홍의덕 의원은 "환경노동위원으로써 노동부의 이해할 수 없는 탈락사유와 여유조차 없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 것에 대해 지금 알게 되어 유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4대강 사업예산을 예결위를 통과했고 노동부 예산은 아직 심사중이다. 취약한 한부모 가정아이들 위해 일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일자리를 뺏으면서 4대강 사업예산에 대한 삭감은 한 푼도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라고 말하며 아직 남은 노동부 예산심사에서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겠다고 밝혔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같은 처지로 내몰린 사회적일자리 참여자들이 대거 모여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서로의 뜻을 모았다. 참가자 전원이 사회적일자리예산 삭감이라는 나쁜 정책이 쓰여진 종이를 찢어 바구니에 던지고 그 안에서 모두의 소망인 ▲ 사회적일자리 예산 확보 ▲ 여성일자리 대책수립 이라는 소원플랭이 떨어지는 퍼포먼스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 장수진 기자는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장수진 기자는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일자리 #여성일자리 #최저임금 #돌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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