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매운탕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조정숙
아랫녘에 볼 일이 있어 전라북도 정읍시 옹동면 산성리를 지나가게 되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얼큰하고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지방을 다니다 보면 먹을거리가 가장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언젠가 지인으로부터 들은바, 할머니들의 음식 솜씨가 대단하다는 곳이 여기 어디쯤이라는 말이 떠올라 물어물어 말로만 들었던 소문난 집을 찾아갔다. 시골 외딴곳에 자리한 음식점인지라 과연 손님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방방마다 손님들이 가득하다.
무뚝뚝한 주인 할머니들, 음식 맛은 달랐다입구에 들어서자 듬직해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이 무뚝뚝하게 손님을 맞는다. 특별한 대접을 원하지는 않지만 손님은 왕이라는데……. '왕 대접은 아니더라도 이건 너무하잖아 손님이 많기로서니 이렇게 푸대접해도 되나? 타지에서 왔다는 걸 눈치 채셨나?' 물론 동네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이야 알고 있으려니 했지만 조금은 섭섭하다. 욕쟁이할머니는 들어봤지만 무뚝뚝한 할머니들은 처음인지라 맛만 있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추위도 녹일 겸 생태매운탕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