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아버지 권위를 복원시켜준다고 믿는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지만 자상하면서도 권위를 잃지 않은 <부모님의 전상서>에 등장한 아버지가 진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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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중심의 아버지 상, 여전히 유효!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일까,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 드라마 속에 전형적인 캐릭터로 남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수상한 삼형제>의 김순경이다. 김순경은 드라마 속에서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완고한 아버지로 등장한다. 못난 아들 김건강을 구박하지만 속으로는 그를 걱정하고 동생의 분가를 미루는 등 속정이 깊은 아버지로 등장한다.
게다가 자신의 직업, 순경직으로 묵묵히 일하면서 한 편생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 고군분투한 아버지이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하늘과 같은 존재이며, 아들들에게는 엄격한 아버지의 모습, 그동안 우리가 많이 접하고 실제로 보던 아버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사실, 대부분의 아버지가 그렇다.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은 탓에 자식들과의 유대관계는 어머니보다 끈끈하지 못하다. 자식들 또한 아버지가 어렵고, 아버지 또한 자식이 어렵기만 하다. 이 때문일까, 아버지들은 좀처럼 가족 내에서 존경받지만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물론 그러한 아버지가 있었기에 가족들은 돈 걱정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러한 전형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정답일까? 묻는다면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이유는 그러한 모습이 결국 외환위기 후 아버지를 내몰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전형적이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엄한 아버지라고 딱히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껏 전형적인 아버지하면 엄한 아버지로 인식을 해왔고 그렇게 유도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땅에 떨어진 아버지의 권위를 되찾을 수는 없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는 드라마 속에서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권위를 되찾는 아버지로 오해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드라마에서 우리는 아버지 권위를 그렇게 찾아왔다.
여전히 유효한 아버지의 캐릭터지만 과연 이 아버지 상을 드라마에서 계속해서 만나야 하는 것인지는 시청자들의 개인의 몫이다. 다만, <부모님전상서>에서 등장했던 아버지는 결코 엄하지는 않지만 아버지로서의 권위가 있었으며 아버지와의 유대관계도 끈끈함과 동시에 존경을 받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이게 전통적인 대가족제도에서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닐지 드라마를 제작하고 집필하는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