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운하요?"인디언이 가르쳐 줍니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떼어내야 하는 문제입니다."
박병춘
"아나키란 흔히 '무정부'라고 번역된다. 그러나 나는 이를 권위나 권력이나 국가가 없다는 의미에서 무권위, 무권력, 무국가라고 번역한다. 이는 가족이나 마을이나 사회가 없다는 의미에서 무가족, 무마을, 무사회라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중략) 만일 그곳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다면, 그래서 어떤 권위나 권력도 없다면 그게 아나키 민주주의다. 그 권위나 권력의 집약인 국가나 정부가 없다면 그게 아나키 민주주의다."(박홍규 저,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 19쪽) 박 교수는 "어떤 차별도 권력도 없이 각자가 주인인 세상, 이것이 바로 최초의 민주주의다!"라고 역설한다.
박 교수가 주장하는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란 오늘날 우리의 간접민주주의나 직접민주주의와 달리, 국가와 지배자, 시장과 착취, 계급과 차별에 대항하는 인디언의 민주주의를 말한다. 이는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 특히 남녀 평등의 민주주의인 모권제 민주주의를 포함하고, 이를 전승을 통해 오랫동안 유지한 종교와 예술 등 문화의 역할까지 포함하는 대단히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것이다.
박 교수는 책의 머리말에서 강조한다.
"나는 이제 21세기 인류의 새로운 민주주의가 인디언이 추구했던 아나키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국가와 시장과 계급을 가능한 한 작게 하는 새로운 아나키 민주주의다. 우리는 흔히 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하고 큰 국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장을 작게 하면 국가도 클 필요가 없다. 시장을 작게 하려면 시장을 향한 인간의 본능을 작게 할 수밖에 없다. 즉 물욕을 줄여야 한다. 그것이 모든 위대한 종교와 사상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박 교수는 획일주의, 기계주의, 전체주의에 젖어 사는 우리 한국 사회의 노동과 교육, 그리고 민주주의에 희망이 있는지 회의한다. 19세기말까지 자신의 고향 산골 마을이 인디언 시대와 다름없는 대단히 아나키한 사회였다고 믿는다는 박 교수는 '함께 살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 '개인주의이면서 공생이 가능한'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