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해결 사건으로 끝나는 십정동 부부 살인사건

살인 동기 불투명, 우발적 살인일까? 원한 살인인가?

등록 2009.12.02 17:10수정 2009.12.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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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정동 부부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과 비옷(부평신문 자료사진)
십정동 부부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과 비옷(부평신문 자료사진)한만송

2006학년도 대학수능시험이 치러진 11월 16일 발생한 인천 부평구 '십정동 부부 살인사건'이 결국 사건 발생 3년이 지났지만, 미해결 사건으로 끝날 상황에 놓여 있다. 경찰은 사실상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수사본부를 설치해 1년 가까이 수사력을 집중했지만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지 못 해 결국 미해결 사건으로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십정동 부부 살인 사건은 여러 미스터리가 주민들 사이에 회자되며 '십정동 공공의 적' 사건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2일 십정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 그 사건, 지금도 사람들이 종종 모이면 이야기 하는데 아직도 범인이 안 잡혔다면서, 지금이야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만 1년 넘게 주민들이 밤 길도 조심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 놓았다.

십정동 부부 살인사건은 십정동 주택 2층 피해자의 집에서 당시 김 아무개(56·건축업)씨와 김씨의 처 임 아무개(51·회사원)씨가 칼에 수차례에서 수 십 차례 찔려 잔인하게 숨져 있는 것을 1층에 사는 세입자가 발견,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다.

살해된 임씨의 경우 등과 가슴에 모두 35군데나 칼에 찔려 있었던 점과 강제로 문을 뜯고 들어간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볼 때 면식범의 원한에 의한 살인 가능성이 높았다. 경찰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했지만,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건축업을 해서 완력이 있는 건장한 김씨는 5번 심장 등을 칼로 찔러 죽인 반면, 힘없는 임씨는 35차례에 걸쳐 등과 가슴 등을 잔혹하게 찔러 죽였다는 점이 여는 살인사건과 다른 특이점이다.


또한 두 부부가 특별한 채무 관계가 없었으며, 이웃 등과도 마찰이 없었던 점, 범인이 집안 폐물과 현금은 그대로 놔두고 사용하기 어려운 통장 4개만을 갖고 도주한 점 등이 특이점이다. 이외에도 사건 당일 비나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도 범인이 비옷을 착용하고 살인을 했던 점과 비옷을 놓고 도주한 점이 앞뒤가 맞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피해자들이 잔인하게 살해된 점과 범인이 비옷을 입었다는 점은 주민들에게 영화 <공공의 적>을 연상시킨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늦은 밤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이웃 간 비상연락망을 짜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강력계 형사 60여명을 투입해 단순 강도와 원한에 의한 살인 등 다양한 각도에서 수사를 진행했으며, 단순범에 의한 살인 여부 등도 수사를 진행했지만 큰 진척을 이루지 못 했다.

경찰에 의해 드러난 사건 정황은 사망 추정 시간이 새벽 2시 30분에서 5시 사이라는 점과 범인이 착용한 비옷이 증거로 확보됐으며, 핏자국을 통해 범인이 신은 신발의 종류(퓨마) 정도가 확보된 것이 전부였다.

당시 경찰은 두 부부의 모든 계좌를 추적했으며, 보험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자녀에 대한 조사도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부부는 서울 명문 대학에 다니는 큰 아들과 지방대 수의학과에 다니는 아들을 슬하에 두었다.

하지만 경찰은 유사 사건이 사건 발생 후 3년 동안 발생하지 않은 점과 결정적 증거가 드러나지 않아 결국 사건을 내사 중지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부평경찰서 관계자는 "사실상 종결된 사건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은 남지만, 현재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경찰서 #십정동 부부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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