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google구글링을 통한 개인 정보 노출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혜경
"너 그 남자 구글링 해봤어?"국내의 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 교재에서 두 친구 사이에 오간 대화 중 한 부분이다. 새로운 남자친구에 대해 좀 더 알아봤느냐는 표현을 '구글링(googling)'이란 단어 하나로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구글링이란 표현이 인터넷에 검색해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구글로 뒤지면 웬만한 건 나온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아래는 기자가 직접 겪은 일이다.
사례#1. 어느 날 아침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이른 아침부터 외출 준비로 분주하였다. 이유인즉슨 지난밤 강남역 앞 술집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지갑을 술집에 두고 온 것 같다는 이유였다. 술집 이름이야 회식자리에 같이 있던 사람에게 겨우 알아낼 수 있었지만, 114에 물어봐도 강남에 있는 동일한 이름의 다른 술집 번호만 알려주고, 네이버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강남의 술집까지 다시 가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잠깐만 기다려 보라고 한 뒤 10분 만에 그 술집 매니저 전화번호를 알아다 주었다. 친구의 전화를 받은 술집 매니저는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며 재차 물었다.이 일이 가능했던 것은 구글의 뛰어난 검색력 덕분이었다. 실제로 네이버의 경우 '강남역 6번 출구 ○○○○술집'이라고 검색하면 네이버 블로그의 사진과 후기 등 주관적인 정보가 우선적으로, 가장 많이 뜬다. 하지만 비슷한 검색어로 '구글링'을 해보았더니 '알바' 사이트에 구인광고를 내놓았던 ○○○○술집의 매니저 인적사항이 적힌 페이지가 검색되었다. 여과 없이 검색결과를 드러내 주는 구글링 덕분에 친구는 먼 길을 가는 헛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구글의 검색이 과연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사례#2. 얼마 전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루저(loser)' 발언으로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모씨의 개인정보 역시 구글링을 통해 검색·수집·노출되었다. 일명 '신상털기'를 통해 수집된 이씨의 미니홈피 주소, 고등학교 졸업사진 등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전파됐다. 특히 수집된 정보 중 이씨의 ID는 이씨가 이전에 썼던 글(장학금 문의 글, 명품 상품 관련 문의 글)을 검색해 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됐다."선배, 구글에 ID 검색해 봤어요?"구글의 개인정보 노출을 알게 된 건 1년여 전이다.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 관한 조사를 하던 중 후배 하나가 '구글에 그 사람이 자주 쓰는 ID만 입력해도 과거에 어떤 글을 쓰고 뭘 했는지 대충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실로 검색해 보니 나는 이제 기억도 안 나는 과거의 내 글이나 흔적들 몇몇이 검색결과로 드러났다.